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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油田의혹]왕영용 철도公본부장 귀국

입력 | 2005-04-08 18:37:00

취재진과 실랑이철도청의 러시아 유전 개발사업 실무자인 왕영용 한국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이 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철도공사 직원들이 공항 보안구역 안까지 들어와 보도진의 취재를 방해하는 등 실랑이가 빚어지자 공항경비대가 출동해 왕 본부장을 호위하며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영종도=원대연 기자


8일 러시아에서 귀국한 왕영용 한국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은 철도청이 사할린 유전사업에 투자한 배경 및 사업추진 과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러시아 측과 계약금 반환 협상을 마무리 짓고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왕 본부장은 공항에서 “해외 유전사업이 철도청의 비용 절감과 경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권이 예산도 없는 철도청에 이런 사업을 하라고 강요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외압설을 부정했다.

왕 본부장은 한국철도교통진흥재단이 민간사업자와 합작으로 설립한 ㈜한국크루드오일(KCO)의 주식 변동 과정을 결재라인에 보고하지 않고 철도재단 이사장의 위임장을 위조해 처리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세부적인 것은 내가 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왕 본부장은 공항에서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으로 직행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6월경 이 사업에 뛰어들어 이달 7일 러시아 측과의 협상 종료 때까지 직접 현장에서 일을 처리해 온 실무자다.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 등 철도청 고위 관계자들은 의혹이 불거지자 그동안 “다 왕 본부장이 알아서 했고 우리는 잘 모른다”고 책임을 떠넘겨 왔다.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7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왕 본부장은 지난해 6월경 이 의원 후원회장인 이기명(李基明) 씨의 고교 동창인 허문석(71) 씨로부터 유전사업 제안을 처음 받았다. 허 씨는 왕 본부장을 만난 경위에 대해 “전부터 알던 사이인데 하이앤드그룹 전대월(43) 사장을 만나러 호텔에 갔다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왕 본부장은 그 후 민간사업자인 쿡에너지 권광진(52) 사장은 물론 대출은행 관계자, 러시아 현지 회사 등과도 꾸준히 접촉해 왔다.

왕 본부장은 1978년 기술고시에 합격한 뒤 건설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6월 철도청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철도청이 공사로 전환된 이후에도 사업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