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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국이 사과해야 6자회담 복귀"

입력 | 2005-04-01 14:57:00


북한이 6자회담의 성격을 군축회담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폭정의 거점' 발언에 대한 사과를 다시 요구했다.

한성렬(韓成烈)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명분과 조건이 바로서야 한다"면서 "그것은 폭정의 거점 발언에 대한 미국의 분명한 사과"라고 말했다.

한 차석대사는 전날 북한 외무성의 군축회담 전환 요구 담화에 대해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일방적인 핵 포기 등 지엽적인 문제를 거론했으나 문제가 미국의 핵 위협에서 비롯된 만큼 이를 제거하고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만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뜻"이라면서 회담 재개의 조건을 밝혔다.

그는 사과의 형식에 대해 "미국이 알아서 선택할 일"이라면서 라이스 장관이 북한을 '주권국가'라고 표현한 것은 "사과에 준하는 발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평양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핵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 방식과 관련해 그는 "북한도 이제 핵보유국이 된 만큼 대등한 입장에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면 어떤 방식이라도 괜찮다"고 말해 미국과의 양자회담 요구를 더 이상 고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회담 재개 여부는 미국에 달려 있는데 미국이 구태의연한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회담 재개를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군축회담 전환 요구에 대해 "북한이 회담을 위한 새로운 조건을 발표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관련 당사자들이 모여 앉아 6자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6자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고 북한의 핵 야망을 평화적인 외교 절차를 통해 끝내는 최선의 기회"라면서 북한의 전제조건 없는 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워싱턴의 외교 관계자는 한 차석대사가 폭정의 거점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데 대해 "북한이 그런 표현을 처음 듣는 것도 아닌데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회담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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