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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에릭 “태평한 백수 실감나게 보여 드릴게요”

입력 | 2005-03-10 18:31:00

23일 시작하는 MBC 수목 드라마 ‘신입사원’에서 주연을 맡은 그룹 ‘신화’의 멤버 ‘에릭’. 그는 “최근 미국 영주권을 포기해 영어 이름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며 “연기를 할 때는 본명인 ‘문정혁’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노래 부를 때는 그룹 ‘신화’의 ‘에릭’이지만, 연기할 땐 연기자 ‘문정혁’으로 기억되고 싶네요. 저도 좀 헷갈릴 것 같긴 하지만요.”(웃음)

23일 처음 방영될 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신입사원’(밤 9시 55분·극본 이선미 김기호 연출 한희)의 주연을 맡은 그룹 ‘신화’의 멤버 에릭(25)은 “앞으로 연기하는 동안에는 제 본명인 문정혁으로 불러 달라”며 연기를 향한 욕심을 보였다.

그가 맡은 주인공 ‘강호’는 스물아홉 살의 백수. 취업에 실패하고 당구장, 만화가게를 전전하며 가족들에게 구박받는 천덕꾸러기지만 특유의 뻔뻔함과 여유를 잃지 않는 인물이다. ‘신입사원’은 그가 전산 착오로 우연히 대기업에 수석 합격한 뒤 독특한 방식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강호는 공부 빼고는 못하는 게 없어요. 비록 성적 때문에 취업을 못하지만 나중에 어려움이 닥쳐도 자기 스타일로 풀어 나가는 열정적 인물이죠.”

에릭은 “약간 허술하고 빈틈 있는 모습이 강호의 매력”이라며 “장난치고 놀기 좋아하는 것이 실제 제 성격과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불새’ 등에서 주로 무게 잡는 역할만 하느라 힘들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

그는 “실제 그룹 활동을 할 때 앨범을 낸 뒤에는 6개월가량 집에서 트레이닝복만 입고 강호처럼 살았다”며 “뒹굴거리는 게 몸에 배어 있다”며 웃었다. 다만 그는 “그동안 출연했던 드라마에서는 주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됐으나 이번에는 ‘잔뜩 무게를 잡았다가도 현실 때문에 금방 망가지는 모습’을 표현하는 게 어렵다”고 털어놨다.

에릭은 “아직까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더 편하고 연기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못하는 것을 열심히 연습해서 인정받는 일은 즐겁다”고 말했다.

SBS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MBC ‘별은 내 가슴에’ 등을 쓴 이선미 김기호 작가가 공동 집필한 이 드라마에는 에릭 외에도 한가인이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검정고시를 통해 대기업에 입사하는 미옥 역을, 오지호가 상처를 감춘 채 당당하게 살아가는 엘리트 이봉삼 역을 맡아 열연한다.

한희 PD는 “취직 못한 청년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으면서 젊은 층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코믹한 요소가 많이 있지만, 동시에 사람을 평가하는 진정한 잣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지원 기자 po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