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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수묵화같은 퓨전재즈랄까요”

입력 | 2005-02-01 18:40:00

최근 데뷔 앨범을 낸 퓨전 재즈 밴드 ‘천체망원경’의 오대원 김종민 최재광 노형우 김대형 이지원.(왼쪽부터) 원대연기자


‘식스 플레이’인가.

6인조 혼성 퓨전재즈 밴드 ‘천체망원경’이 최근 데뷔 앨범 ‘하늘을 보며’를 냈다. ‘천체망원경’은 미국의 ‘포플레이’나 일본의 ‘카시오페아’와 유사한 음악을 구사하는 재즈 밴드. 듣기 편한 서정적인 재즈를 구사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멤버는 프로듀서 최재광을 비롯해 노형우(보컬) 오대원(베이스) 김대형(드럼) 김종민(기타)과 홍일점 이지원(피아노). 미국 버클리 음대(최재광 노형우 김종민 이지원) 선후배와 친구로 구성됐으며 미국이나 영국에서 음악을 공부한 경력이 있다. 모두 경희대 동덕여대 숭실대 등 여러 대학의 실용음악과 강사이기도 하다.

천문학자가 꿈이었던 최재광은 밴드 이름을 ‘천체망원경’이라고 지은 이유를 “미지의 세계(음악)에 대한 가교 역할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퓨전 재즈는 인상파의 색채감과 느낌이 비슷합니다. 해질 무렵의 노을이 주는 아름다움을 음악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습니다.”(최재광)

앨범에는 9곡이 수록됐다. 노형우의 보컬이 실린 2곡을 제외하고 모두 연주곡이다. 9곡 중 8곡은 최재광이, ‘보냄…그리고’는 오대원이 작곡했다.

2003년 뮤지컬 ‘피터팬’의 연주에 참여해 처음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재즈가 너무 하고 싶어” 밴드를 결성했다. 하지만 블루스와 감각적인 리듬의 펑크, 즉흥적인 비밥 등 서로 지향하는 재즈의 취향이 달라 밴드의 정체성을 다지는 데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쳤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 작업에 들어갔으나 한꺼번에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 녹음에 10개월이 걸렸다.

녹음 과정도 쉽지 않았다. 서로의 재능을 인정하면서도 각자의 음악적 자존심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솔로 연주는 재녹음을 거듭했습니다. 때로는 만족하기도 했고 때로는 이견을 보이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앨범이 나오니 ‘왜 진작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오대원)

이들은 “‘포플레이’나 팻 메스니의 영향을 받았으나 한국적인 퓨전 재즈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동양적인 여백의 미를 음악에 담고 싶었습니다. 악기 편성을 되도록 자제하고 풍경화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최재광)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