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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전환사채 변칙증여 허태학사장 징역 5년 구형

입력 | 2005-01-10 16:36:00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국민수·鞠敏秀)는 10일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변칙증여 사건으로 기소된 허태학(許泰鶴) 삼성석유화학 사장(전 에버랜드 사장)에 대해 징역 5년, 박노빈(朴魯斌) 에버랜드 사장(전 상무)에 대해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이현승·李炫昇)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은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거액의 자금 조달 및 증여세 문제를 피하면서 그룹 경영권을 아들 재용(在鎔) 씨에게 넘기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과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CB는 소유자의 청구로 일정기간 경과 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의 일종.

검찰은 "상속증여세법 개정을 앞두고 에버랜드가 CB를 긴급히 발행한 뒤 주주 26명 중 25명이 대량 실권하고 재용 씨가 이를 헐값에 인수함으로써 회사가 97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재용 씨가 100억원도 안되는 자금으로 삼성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 김종훈(金宗勳) 변호사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에는 CB 관련 내용이 없었고 이들이 공모했다는 증거도 전혀 없다"며 "CB 발행을 통해 1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에버랜드에 유입돼 회사가 손해를 입지는 않은 만큼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어 피고인들은 무죄"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1996년 11월 주당 8만5000원 선에 거래되던 에버랜드 CB를 발행하면서 기존주주들이 대량 실권한 96억 원어치의 CB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재용 씨 남매에게 주당 7700원에 배정, 회사에 970억원 상당의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로 불구속 기소됐다. 선고 공판은 2월 2일 오전 10시.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