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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침몰사고 순직 오길영상사 부인 자살

입력 | 2004-12-27 18:09:00


10월 12일 울산 앞바다에서 해안 침투대비 합동훈련을 하다 선박 침몰사고로 순직한 해군 오길영 상사(30)의 부인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26일 오전 7시 40분경 경남 창원시내 모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오 상사의 부인 김모 씨(28)가 쓰러진 채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27일 “김 씨 집 거실에서 ‘남편,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유서 4장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자살 하루 전인 25일 낮 12시 41분 자신의 인터넷 미니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그가 전부였어요. 날 완전 바보로 만들어 놓고 그렇게 갑자기 내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어요. 내가 이렇게 애타게 불러도 안 들리나 봐요’라고 자신의 심경을 적었다.

홈페이지에는 또 친척의 소개로 만난 오 상사와 8개월간의 연애기간에 있었던 이야기와 함께 ‘너무 행복했던 짧은 시간의 추억을 가지고 살아야 하나 봐요. 그런데 이젠 희망이 없어요. 힘내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아무리 안간힘을 쓰려 해도 안 되네요’라며 자신의 어려움도 표현해 두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김 씨에게 자녀는 없다.

경찰은 유족을 상대로 김 씨의 자살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특수선 기관장이었던 오 상사는 울산 앞바다에서 해안 침투대비 훈련 중 선박이 침몰해 동료 3명과 함께 변을 당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실종 4명중 1명 유해 두달만에 日해안 발견▼

한편 오 상사를 비롯해 함께 실종된 부사관 4명 중 양영식(梁永植·33) 상사의 유해가 최근 일본 해안에서 발견돼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됐다고 해군이 이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양 상사의 유해는 19일 선박 침몰지점에서 980km 떨어진 일본 니가타(新潟) 현 해안에서 현지 주민에 의해 발견됐으며 일본 경찰의 협조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해군은 유가족과 동료 등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대전국립묘지에서 양 상사의 영현에 대한 봉안식을 가질 예정이다.

당시 양 상사와 함께 침몰한 선박에 타고 있던 오 상사와 이기주 상사, 김광우 원사도 실종됐지만 현재까지 유해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