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소비 투자 등 모든 산업활동 부문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수출 증가율도 빠르게 둔화되면서 한국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내수부진과 수출 둔화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올 1월 5.2% 증가한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며, 산업생산 증가율은 2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은 16.1% 증가하면서 2월부터 8개월간 계속된 20%대 증가율 행진을 마감했다. 내수 출하(出荷)도 2.2% 줄어들면서 지난달(―0.4%)에 비해 감소 폭이 커졌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와 투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도소매 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2.3% 줄어들어 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경기상황을 반영하는 자동차 판매의 경우 8.9%나 감소해 소비부진을 주도했다.
설비투자도 건설부문의 반짝 호조에도 불구하고 작년 같은 달에 비해 0.9% 줄어들면서 2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 들어 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던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달 32.1% 증가했지만 이는 지난달 서울 반포와 경기 과천지역 등의 재개발, 재건축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이처럼 생산 소비 수출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함에 따라 경기 하강국면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5로 전달보다 0.4포인트 감소하며 3월 이후 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월 0.2포인트 감소에서 지난달에는 0.4포인트 감소로 더 악화됐다”며 “이는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연구위원은 “6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민간소비가 내년 중 살아나지 않는다면 한국경제의 장기 불황 진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