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야당 지도자 빅토르 유셴코 대선 후보의 얼굴이 몇 개월 만에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달라져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올해 7월 4일(왼쪽)과 11월 1일 모습.
문제는 유셴코 후보가 9월 복통으로 오스트리아 빈의 한 병원에 입원하면서부터. 그는 급성췌장염, 바이러스 피부염, 좌측 안면 신경마비 증상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혈색 좋던 그의 낯빛은 창백해졌고, 매끈하던 피부는 우툴두툴해지고 부풀어 올랐다. 그는 정부당국에 의한 독살 의혹을 제기했으나 우크라이나 의회 산하의 조사위원회는 이를 일축했다.
유셴코 후보를 치료한 루돌피네하우스 병원측은 “원인을 모르겠다”며 그의 혈액을 미국 전문가에게 보내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독살 시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영국 독극물학자인 존 헨리는 얼굴의 발진이 털구멍 부위가 염증을 일으켜 생기는 좌창이라며 “유기염소화합물의 일종인 다이옥신이 음식물에 섞여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빈의 또 다른 의료진은 생물학적 독소인 톡신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유셴코측 “우크라 국가기관 접수 시작”
우크라이나 대선의 부정에 항의하는 야당측 시위가 26일로 닷새째를 맞아 정부청사 등 주요 공공건물에 대한 점거로 확산되고 있다.
야당 후보인 빅토르 유셴코 지지자들은 25일 오후 우크라이나 대법원이 선거결과 공표를 금지한 데 고무돼 26일 새벽부터 정부청사와 의회(라다) 건물을 둘러싸고 출입을 봉쇄했다.
이와 관련해 유셴코 후보측의 알렉산드르 진첸코 국가수호위원회 위원장은 “국가 권력기관에 대한 접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150여명의 경찰 사관학생들이 유셴코 지지 시위대열에 합류한 데 이어 일부 경찰병력이 그에 대한 지지로 돌아서는 등 친정부 세력의 이탈 조짐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레오니트 쿠치마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선 부정 시비를 둘러싼 위기 해소를 위해 유셴코 후보와 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대통령실이 이날 밝혔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대법원은 25일 유셴코 후보가 제기한 선거부정 소송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선거결과 공표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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