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핫머니, 홍콩-말레이시아로 몰린다

입력 | 2004-11-23 18:09:00



《지구촌 곳곳이 달러화 약세로 요동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강한 달러화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공언(公言)을 공언(空言)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국제금융계는 달러화 약세가 이미 구조적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세계 외환시장에서 하루 거래되는 달러 규모는 1조9000억달러(약 2024조원), 파생상품 거래액은 1조달러(약 106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엄청난 시장이 급격한 달러화 약세로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핫머니, 그들이 돌아왔다!”=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를 몰고 왔던 국제 환투기세력이 돌아온 징후가 뚜렷하다. 수십억달러(수조원)의 단기투기자금(핫머니·Hot money)이 은행과 주식시장, 부동산으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 올 들어 증시는 9%, 아파트는 50% 급등했다.

1달러에 7.78 홍콩달러로 묶인 홍콩의 고정환율제가 폐지될 것으로 보는 투기자금의 러시다. 중국이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는 순간 홍콩달러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기 때문.

뉴스위크는 투기세력이 사들이기 힘든 중국 위안화 대신 대체물로 홍콩달러화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홍콩시장도 사실상 중국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으므로 중국정부가 위안화 변동환율제를 선택하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3일 뮤추얼펀드를 비롯한 해외 펀드들이 대거 말레이시아 증시를 공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덕분에 말레이시아 KLSE지수는 18일 918.51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1달러에 3.8링기트로 고정한 말레이시아 페그제도 폐지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링기트화는 현재 11% 정도 저평가돼 있어 환차익을 노릴 만하다. 여기에 경제성장률도 올해 7%로 예상돼 증시에서도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개도국들은 전전긍긍=투기세력이나 펀드에 비해 발걸음이 느린 각국 정부는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은 일부 개발도상국은 과거에 비해 2배 가까이 달러화를 확보한 상태여서 달러화 약세에 따른 손실을 입어야 할 처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태국 터키 등 6개국은 2000년 3월∼2003년 1월 해외에서 발행된 미 국채의 51%를 보유하고 있다. 달러 확보에 열심이었다는 뜻이다. 멕시코는 전체 외환보유액의 70%를 미 국채가 차지한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 우루과이 등 일부 중남미 국가들은 정부가 달러화에 대해 자국 통화를 인위적으로 절하시켜 수출 호조를 누리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또 달러화에 연계된 부채 부담도 가벼워져 빚 상환의 호기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유로화 영향권에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달러화 약세의 반사작용인 유로화 강세 때문에 고통스럽다. 이 국가들은 통화를 유로화에 고정시켰기 때문에 유로화 강세 여파를 고스란히 받는 상황이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