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아라파트 사망임박]세계 각국 조문사절 수준 고심

입력 | 2004-11-10 18:19:00


세계 각국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장례식에 참석할 조문사절의 ‘수준’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국가원수가 조문하면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아라파트 수반을 그 지도자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비록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이끌어내긴 했지만 아라파트라는 이름이 여전히 테러리스트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것도 부담이다.

가장 고민이 큰 국가는 미국. 2002년 6월 팔레스타인 독립국 창설을 지지하는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하면서 아라파트 수반이 제거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던 미국은 조문단 파견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새 팔레스타인 지도체제 등장에 맞춰 중동평화를 중재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조문단을 무작정 격하(格下)할 수도 없는 입장.

이에 따라 빌 클린턴 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장례식에 보내면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수행하는 형식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지도자가 아닌 외국 유력인사의 장례식으로 간주하겠다는 뜻.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장관급을 조문사절로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국가들은 아직 입장 정리를 못했지만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장례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