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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저주는 없다” 보스턴 첫승

입력 | 2004-10-24 18:26:00

보스턴 레드삭스의 마크 벨혼(왼쪽)이 24일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1차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 8회말 9-9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을 때리고 있다. 보스턴은 1918년 우승 이후 86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보스턴=AP 연합


‘밤비노의 저주’가 과연 풀리는가?

1918년 우승 이후 86년 동안이나 챔피언 반지를 끼지 못했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 첫판에서 승리를 거뒀다.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보스턴은 24일 홈구장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8회 터진 마크 벨혼의 2점 홈런에 힘입어 11-9로 이겼다.

9-9로 팽팽히 맞서던 8회 제이슨 베리텍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해 만든 1사 1루의 찬스에서 벨혼은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줄리언 타바레스로부터 일명 ‘페스키 폴’이라고 불리는 오른쪽 파울 기둥을 맞히는 행운의 투런 홈런을 날렸다.

‘페스키 폴’은 왼쪽 11m의 거대한 담장 ‘그린 몬스터’와 함께 펜웨이파크의 양대 명물. 홈 플레이트에서 거리가 92m에 불과해 다른 구장에선 파울이나 뜬공이 될 타구가 홈런이 되는 경우가 많다. ‘페스키 폴’은 1940, 50년대 보스턴의 유격수 조니 페스키의 이름을 딴 것. 10년 동안 통산 0.307의 타율을 유지했지만 홈런은 고작 17개뿐인 페스키의 홈런 대부분이 펜웨이파크 오른쪽 파울 기둥쪽에서 만들어진 것에서 유래됐다.

페스키는 1946년 세인트루이스와의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 3-3으로 맞선 9회 어이없는 홈 송구 지연으로 패배를 안긴 장본인으로 보스턴 팬에게는 악몽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벨혼이 오랜 또 하나의 저주를 푼 셈.

이날 경기는 양 팀 타선이 폭발해 3개의 홈런을 포함해 24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양 팀이 합작한 20득점은 100회째를 맞이한 월드시리즈 사상 역대 6번째 다득점이며 1차전만 친다면 최다득점 경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시리즈 6차전과 7차전에 이어 이날 결승홈런 등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낸 벨혼은 “나는 영웅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라 팀의 4승을 올리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월드시리즈 2차전은 25일 펜웨이파크에서 계속될 예정. 보스턴은 발목 힘줄 고정수술을 받은 커트 실링을 마운드에 내세우며 세인트루이스는 매트 모리스가 선발 등판한다.

한편 김병현(25)은 이날 경기 전 보스턴이 제출한 25명의 월드시리즈 로스터에 빠져 있어 2001년부터 계속돼 온 연속 포스트시즌 출장 기록이 3년으로 끝나게 됐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