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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선택 2004]안개속 ‘D-15’… 뜨거운 ‘±α 접전’

입력 | 2004-10-17 17:59:00



미국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판세는 여전히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48% 지지로 44%의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4%포인트 앞섰다.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50 대 47로 ‘부시 우세’ 분위기가 묻어났다. 불과 2, 3일 전까지 감지되던 ‘케리의 역전극’ 기류와는 사뭇 다르다.

▽새로운 선거전략=3차례 TV 토론을 거치면서 두 정당이 들고 나온 전략이 얼마나 먹혀들지 미 언론은 주목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세상의 주요 흐름에서 동떨어진 자유주의자(liberal)”라고 케리 후보를 채색하는 전략을 짰다. 공화당 참모들도 TV에만 나오면 “난 자유주의자란 사실이 자랑스럽다”는 케리 후보의 1991년 발언을 거론한다.

공화당은 케리 후보가 팽창 위주의 복지정책을 구상하는 진보인사라는 점을 부각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케리 후보는 변덕쟁이(flip-flopper)”라는 공세는 2선으로 물러났다.

한편 케리 후보는 16일 ‘징병제 부활 가능성’을 다시 거론했다. 수렁에 빠져드는 이라크 상황을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면 동맹국의 지원이 줄고, 징병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공화당은 “대국민 겁주기”라고 반발하지만, 민주당은 “불가피성을 거론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실업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중서부 지방의 경합 주(swing state)에서 ‘새로운 대통령의 새 출발’이란 구호로 바닥 표를 훑고 있다.

▽반(反)케리 TV 방송의 위력은=미국 전역 250개 지역방송사 연합으로 전체 시청자의 24%를 확보한 싱클레어 방송이 62개 지역방송사를 통해 곧 방송할 반케리 다큐멘터리의 파장도 주목거리다. 40분짜리 영상물은 ‘베트남전 영웅이라는 케리 후보가 귀국 후 의회 증언을 통해 미군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바람에 미군포로의 수감생활이 연장됐다’는 내용.

민주당은 “우리의 주장이 담긴 방송물을 내보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방송사측은 “반박 인터뷰 기회는 주겠다”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케리 후보측은 “현직 대통령을 편드는 일방적 방송에 현명한 유권자의 선택을 기대한다”며 역풍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부시 저격수’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화씨 9/11’을 대선 하루 전인 11월 1일에 방송하려던 계획은 케이블 방송사의 계약파기 통보로 무산됐다.

▽1%의 파괴력=세간의 관심에서 비켜나 있던 소비자운동가 출신인 무소속의 랠프 네이더 후보의 1.5%대 지지율도 선거결과를 뒤바꿀 수 있는 변수다. 2000년 대선에서 네이더 후보는 승패를 갈랐던 플로리다주에서 9만7000여표(1.6%)를 얻었고, 부시 후보는 앨 고어 민주당 후보에게 불과 537표를 앞섰다.

네이더 후보의 자유주의적 사고는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대졸학력의 고소득 백인표를 잠식한다는 것이 미 언론의 분석. 네이더 후보는 접전지역인 아이오와(4.0%) 및 미네소타주(2.7%)에서 무시하지 못할 지지율을 얻고 있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