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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마당]이상희/어린이 과학올림픽을 아십니까?

입력 | 2004-08-05 18:48:00


13일 개막되는 아테네 올림픽은 국내에서조차 돈, 관심, 열기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세계 과학꿈나무의 올림픽인 세계우주소년단대회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8월 5일 시작됐는데, 이에 대한 국내의 애정과 관심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제2, 제3의 황우석 교수가 배출될 수 있다면, 노벨상을 제일 많이 수상한 유대민족의 이스라엘을 능가할 수 있다면, 우리의 불안한 나라 경제에 과학꿈나무를 심을 수 있다면….

이런 간절한 소망을 일부 언론이 소개해 주었다. 홍수와 같은 현실 문제의 보도 속에서 자칫 관심권 밖일 수 있는 과학꿈나무의 행사에 보여준 관심에 마음속 깊이 감사한다.

그러나 우리의 소망은 2만달러 국민소득에 이어 최선진국이 아닌가? 그래서 좀 욕심을 낸다면, 철철 넘치는 어른 문제와 들끓는 현실 문제보다는 어린이 문제와 미래 문제에, 아테네의 어른들 경기 올림픽보다는 서울의 어린이 과학올림픽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 같은 노력이 바로 최선진국을 향해 나아가는 한 걸음이 아니겠는가.

사실 국회에서 마지막으로 ‘이공계지원특별법’을 제정했던 그 소망, 그 열망을 버리지 못해서 혼자 상사병에 걸린 것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행사 준비에 몰두했던 사람이기에, 세상 이치에 맞지 않는, 이를테면 ‘망상’을 해 보았다.

어린이들의 어설픈 개막식, 잘 다듬어지지 못한 로봇, 로켓 등 과학 행사에 국민이 애정의 박수를 보내고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 우리 현실로는 불가능한 것일까? 그러나 이 같은 ‘망상’이 실현되는 날이 바로 우리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는 날이 되지 않을까?

현실 이야기를 한 가지만 해 보자. 과학교육으로 나라를 일으키겠다는 과교흥국(科敎興國)의 중국은 과학 보급을 위한 학생클럽으로서 과보클럽을 만들었다. 그 회원수가 얼마나 될까?

3억명이라고 한다. 그것도 부족해 이번 서울세계대회에, 아테네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차관급이 단장이 되어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학생이 참여한다.

동양 최초의 우주인인 중국의 양리웨이(楊利偉)는 이 대회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친필 사인의 축전’을 보냈다. 중국의 이 같은 국가적 국민적 의지와 애정이 고도성장의 진정한 밑거름이 아닐까? 그래서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중국경제의 꼬리가 되는 길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태산처럼 걱정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그뿐인가? 기름값 올린 돈을 주체 못하는 쿠웨이트는 비회원국인데도 서울의 과학꿈나무대회를 배우고자 교육부 공무원들로 하여금 참관케 하기도 했다.

이런 마당에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대회가 이공계통을 기피하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마음을 바꾸게 하는 계기가 될 수는 없을까? 우리 어린이들이 거대한 중국의 몸통 위에 머리가 될 수 있도록 그들의 호기심과 능력을 자극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 나라가 과학꿈나무의 사막이 아니라 비옥한 땅이 될 수 있게 만드는 출발점은 오로지 우리의 관심뿐이다. 우리의 아이들을 꿈의 사막에서 자라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상희 우주정보소년단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