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된 ‘올림픽 108년, 그리고 손기정’ 전시회(동아일보사 연합뉴스사 공동주최)에서 관람객들이 ‘마라톤 영웅’ 고 손기정 선생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다음달 10일까지 열린다. -박영대기자
‘마라톤 영웅’ 고 손기정(孫基禎)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올림픽 108년, 그리고 손기정’ 전시회(동아일보사 연합뉴스사 공동주최)가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됐다.
다음달 1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서양화가 강형구(姜亨九·50)씨가 기획한 것. 그는 지난 40년간 모은 사진자료와 유족에게서 받은 사진자료 등 약 1000여점을 두 가지 테마로 전시하고 있다.
제1전시관엔 ‘손기정이 달려온 길, 그리고 베를린 올림픽’이란 주제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 선생이 활약한 모습부터 2002년 11월 15일 사망 직전까지의 모습이 자세히 나열돼 있다. 당시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손 선생이 직접 모아 둔 기사 자료도 원본 그대로 볼 수 있다.
특히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을 제패한 뒤 시상대에 선 손 선생의 상의에서 일장기를 지운 동아일보 일장기 말소 사건의 원본 신문인 오사카아사히신문 1936년 8월 23일자도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에 전시된 자료 중에는 베를린 제패 10주년이었던 1946년 8월 9일 서울 덕수궁에서 김구 선생 주재로 재현된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시상식 장면 등 미공개 사진 20여점도 포함돼 있다. 또 베를린 올림픽 기록영화 ‘민족의 제전’을 만든 레니 리펜슈탈 감독(작고)이 마라톤 부분만 편집해 생전의 손 선생에게 선물한 23분짜리 동영상물도 상영된다.
제2전시관에는 ‘아테네에서 아테네로’란 주제로 제1회 아테네올림픽부터 2000 시드니 올림픽까지의 사진 자료가 전시돼 있다.
강형구씨는 “큰 업적을 쌓았으면서도 죽음과 동시에 잊혀져 가는 손 선생을 기리고 싶었다. 많은 사람이 보고 손 선생이 이룬 대업을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씨는 전시관에서 ‘사이버 손기정 기념관’ 건립 후원금을 모금한다. 1인당 3만원, 전체 모금 목표액은 4500만원. 기념관은 www.손기정.com과 http://marathon1936.com에 세워질 예정이다. 문의 02-734-9567∼8(인테넷으로도 가능)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