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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삼류라고 얕보지마” 인생역전 ‘돌려차기’

입력 | 2004-07-21 18:00:00

청춘의 꿈과 도전을 그린 스포츠 영화 ‘돌려차기’.-사진제공 기획시대


만세고 ‘주먹 짱’인 용객(김동완)과 그 일행. 이들은 어느 날 만원버스 안에서 시비를 벌인 끝에 한때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삼류로 전락한 같은 학교의 태권도 부원들을 흠씬 때려준다. 부원들은 병원에 입원하고 용객 일행은 유치장에 갇힌다. 용객 일행에게 주어진 선택은 학교에서 쫓겨나거나 태권도부에 들어가는 것.

‘돌려차기’는 태권도를 소재로 한 청춘 스포츠 영화다. ‘슬램 덩크’ ‘H2’ 등 스포츠 만화의 단골 메뉴인 청춘의 꿈, 도전과 승부를 주제로 다뤘다. 그룹 ‘신화’의 김동완, MBC 시트콤 ‘논스톱 4’의 현빈 등 신세대 스타들이 등장하지만 같은 날 개봉하는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와 달리 멜로 색채는 약하다. 같은 ‘주먹 짱’이지만 용객은 여학생들의 동경을 받는 ‘왕자님’이 아니라 학교 자판기를 터는 ‘양아치’로 그려진다.

영화의 포커스는 삼류 또는 변두리 인생의 멋진 뒤집기에 맞춰져 있다. 극중에서 학교를 무대로 빈둥거리는 양아치의 모습, 국기(國技)이면서도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코치가 떠난 뒤 만세고로 오는 동네 태권도 도장의 관장 충근(김영호)은 삼류의 이미지로 묶여 있다.

영화는 용객을 중심으로 자신들을 버리고 간 전 코치에 대해 승부욕을 불태우는 민규(현빈), 애인을 위해 이겨야 하는 정대(김태현), 경기 출전보다는 걸레질이 특기인 만년후보 성완(전재형) 등에 얽힌 사연을 보여주면서 웃음을 유도한다.

불과 몇 개월 사이 태권도를 배워 전국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설정은 다분히 만화적이지만 배우들의 땀 냄새가 느껴지는 사실적 액션과 건강이 돋보인다. 김동완의 연기도 수준급이고 김영호는 모처럼 적역을 맡았다. ‘파란대문’ ‘장밋빛 인생’의 연출부 출신인 남상국 감독의 장편 데뷔작. 23일 개봉. 12세 관람 가.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