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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홈]내집 마련은 “OK” 섣부른 투자는 “NO”

입력 | 2004-06-23 16:31:00


《올 하반기(7∼12월)는 실수요자들에게는 모처럼 맞는 내집마련의 호기,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시련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주택 공급물량이 늘고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돼 실수요자는 잘만 하면 저렴한 가격에 마음에 드는 곳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장기적인 부동산시장의 시계(視界)가 불투명한 만큼 값이 만만하다고 해서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본보 부동산팀의 설문조사에 응한 부동산 관련 연구기관과 부동산 정보업체의 전문가 6명은 한결같이 올 하반기 주택시장의 주요 변수로 수급 여건과 정부 정책을 꼽았다. 수급여건은 상반기에 비해 공급 우위가 뚜렷해져 집값 안정세가 예상된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다만 최근 변화 조짐이 보이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가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시장의 분위기가 예상을 비켜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집값 전망

대다수 전문가들이 하향안정세를 예상했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정부 규제로 인해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지역별로 상반기보다 덜 오르거나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근용 국토연구원 부동산동향팀장은 “정부가 내놓은 ‘10·29대책’, 주택거래신고제 등 투기억제 대책의 효과는 올 하반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앞으로 6개월 동안은 정부 정책보다는 주택 수급 여건이 집값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느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대변수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종전의 시장 안정화 기조를 유지할지, 부양으로 방향을 틀지가 불투명해 지금으로선 집값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세금 전망

약세를 보이겠지만 하락 폭은 집값보다 작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신규입주 아파트나 오피스텔 물량이 많고, 짝수 해 인데도 세입자들이 이사보다는 재계약을 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전반적인 전세금 안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희선 전무는 “수도권의 경우 중소형에 비해 입주 예정 물량이 많은 중대형 평형에서 전세금 하락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최근 2∼3년 동안 오피스텔 분양이 많았던 서울과 경기 분당 일산 신도시 등지에서는 중소형 평형의 전세금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매매가격 향배가 불투명해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가격을 적극적으로 올리거나 내리자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전세금이 크게 변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신규입주 물량이 워낙 많아 전세금 하락 폭이 매매시세 하락 폭보다 커질 것”이라는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내 집 마련 적기(適期)

집값 동향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한마디로 잘라 말하기 어려운 게 내 집 마련 타이밍이다.

하지만 대체로 집값이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안에 꼭 집을 장만하고 싶은 경우 가급적 구입 시점을 늦추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가 많았다.

김희선 전무는 “집값이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면서 구입을 미루고, 집값이 오르기 시작해야 더 오를까 두려워 서둘러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주택 공급물량이 많아 선택 폭이 넓고 집값도 안정세를 보일 것이므로 4·4분기(10∼12월)에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안명숙 소장은 “내년 이후는 정책이나 수급여건이 불투명한 만큼 올 하반기에 이사철을 피해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

김선덕 소장은 “내년이 올해보다 아파트 공급 물량이 더 많다”면서 “내년 말쯤이면 급매물도 많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유망 투자상품

여느 때에 비해 ‘딱히 권할 만한 상품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양새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흡족한 투자수익률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근용 팀장은 “정부가 종전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2∼3년 동안 부동산시장은 침체할 수밖에 없다”면서 “틈새시장을 예외로 한다면 앞으로 상당기간 부동산투자로 돈 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개발호재를 갖춘 지역의 토지에 선별투자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일부 있었다. 김희선 전무는 “땅 투자는 장기로 해야 하니까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가 하는 게 좋으며 소액투자자라면 시중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내고 있는 리츠, 부동산형펀드 같은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