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개항에 맞춰 2007년 12월 개통키로 한 광주∼무안공항 고속도로가 호남대와 광산구의 반대에 밀려 2년째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21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02년 12월 착공한 이 고속도로(전체 41.6km)의 현재 공정은 31% 선. 그러나 전체 5개 구간 가운데 서광산 인터체인지 이후 7.3km에 이르는 광주시내 구간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중단 2년째=호남대 측은 착공 4개월 뒤인 지난해 4월 “당초 도로공사의 계획노선 가운데 어등산터널 구간이 광산캠퍼스 확장예정 부지 일부를 통과하고 소음 진동 등으로 교육환경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학습권 침해’ 민원을 제기했다.
호남대 측은 대안으로 “약 2km 남쪽 평동 공단 방면으로 노선을 변경해 줄 것”을 건교부 등지에 요구하고 있다.
광산구청 측은 이 같은 호남대 측의 민원과 지역 여론을 이유로 도로개설에 필수적인 토지형질변경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광산시민연대’ 등 지역단체들도 최근 건교부 등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도로공사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개발 예정인 어등산 관광단지를 관통하게 돼 자연경관 훼손이 불가피하다”면 노선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공사포기’도 검토=도로공사측은 18일 건교부에서 광주시를 포함한 당사자 첫 공식접촉을 갖고 “이 같은 민원에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는 사태가 계속될 경우 결국 광주시 구간 공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경우 이 고속도로는 무안공항을 출발해 함평을 거쳐 나주에 이르는 전남도 구간만을 지나게 된다.
도로공사 측은 “당초 계획구간은 평동 산업단지 진입로, 광천동 버스터미널, 제2순환도로 4,5구간 등 광주시내는 물론 호남고속도로와 곧 바로 연결돼 물류비를 절감할 가장 적합한 노선”이라며 ‘변경불가’ 사유를 밝히고 있다.
공사 측은 “노선을 변경할 경우 관계기관 협의, 재설계, 도로구역 변경 및 용지보상 등에 다시 2년이 넘게 걸린다”며 △제3의 민원발생 △이미 건설한 100억원대의 종점 접속도로가 쓸모없게 된다는 이유로 노선을 변경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권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