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 열린우리당사를 방문해 신기남(辛基南)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등과 30여분 동안 환담했다. 양측은 환담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상생의 정치를 다짐했다.
신 의장은 김 대표가 뒤늦게 비주류의 길을 벗어난 것을 가리켜 “세한지송백(歲寒知松栢·추운 겨울이 되어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름을 알 수 있다)이란 말도 있듯이 한나라당이 어려움을 겪고 나서 김 대표의 진가를 발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송무백열(松茂栢悅·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이란 말로 상생의 정치를 강조했다. 천 대표는 “김 대표는 늘 개혁을 해 왔다. 우리와 같은 당을 해도 손색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혁 추진 속도 등을 놓고는 이견이 있었다. 김 대표가 “개혁을 한꺼번에 다할 수 없다. 제발 우리가 시험에 들지 않게 해 달라”며 말하자, 신 의장은 “한나라당이 브레이크를 너무 세게 밟지 말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김 대표와 천 대표는 이내 “조만간 소주 한잔 하며 원내 현안을 이야기하자”며 분위기를 바꿨다. 21일에는 신 의장이 한나라당사를 찾아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환담할 예정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