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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로 암 치료한다…고대 연구팀 쥐 실험에서 성공

입력 | 2004-05-09 16:27:00


박테리아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의 쥐 실험에서 성공했다.

고려대 생명공학연구소 박용근 윤원석 연구팀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살모넬라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작한 후 암에 걸린 쥐에게 주입한 결과 암이 사라지거나 암조직의 성장이 느려졌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8일 고려대에서 열린 기초의학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먼저 암세포에 저항력이 강한 살모넬라 박테리아를 만들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했다. 면역단백질을 분비하는 'GE-FLT3L 살모넬라'라는 변형된 살모넬라 박테리아가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이어 암 세포 10만 개를 이식해 놓은 쥐에게 변형된 살모넬라 박테리아를 투입했다.

그 결과 2주 후 박테리아를 투입한 쥐는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현저하게 암 조직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일부에서는 아예 암세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리아를 투입하지 않은 쥐는 대부분 죽었으며 평균 암 조직 크기가 219 mm3(세제곱미터)였다. 그러나 박테리아를 투입한 쥐는 모두 생존해 있었으며 평균 암 조직도 5 mm3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변형된 살모넬라 박테리아가 암세포만을 골라 공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 "박테리아가 암을 항원 별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연구를 응용하면 여러 암에 적용할 수 있는 새 치료제를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살모넬라 박테리아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연구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진행되고는 있지만 국내에서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살모넬라 박테리아는 보통 식중독 등을 유발하는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 사용된 박테리아는 백신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독성이 없는 것이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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