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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책의향기]“도시에서…” 펴낸 녹색연합 박경화씨

입력 | 2004-05-07 20:48:00

강병기기자 arche@donga.com


녹색연합의 박경화 간사(33·사진)가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법’(명진출판)을 펴냈다. 제목 그대로 메마른 도시에서 생태 친화적 삶을 살 수 있는 작은 지혜들을 모았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베란다에서 공기 정화 식물 가꾸기’다. 박씨는 산세비에리아와 스파티필름, 싱고니움, 행운목, 관음죽, 황야자, 잉글리시 아이비, 벤저민 고무나무 등을 꼽는다.

“산세비에리아는 보통 화분보다 30배 이상 음이온을 발생시키지요. 실내 공기를 맑게 하는 데는 그만이에요. 새로 지은 집의 건축 자재들에서는 몸에 좋지 않은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나오는데, 이걸 막는 데도 좋습니다. 화분에 숯을 놓고 키우면 더 좋지요.”

그는 “사무실 기기와 실내 장식의 유해물질을 정화하는 데는 행운목이 좋다”고 덧붙인다.

그는 또 “잘 거른 수돗물이 생수보다 낫다”고 충고한다. 비싼 정수기를 들여놓기 싫다면 자연 정수기를 마련해도 좋다. 그는 “항아리나 큰 유리병, 맥반석, 숯, 볶은 소금, 소쿠리 등으로 아주 성능 좋은 자연 정수기를 만들 수 있다”며 “정수의 핵심인 맥반석과 숯은 햇볕에 말려서 여러 번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우유가 오히려 칼슘 흡수를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두유를 권한다”고 말했다. 결명자나 국화, 녹두, 메밀 겨와 차를 넣은 베개를 만들어 쓰면 머리가 맑아지거나 면역력이 높아진다고도 했다.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는 이 책이 “도시에서 자연의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지혜의 보고”라고 말했다.

그러나 저자 본인은 “생태운동가로 일은 하고 있지만 완전한 실천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채식을 권하지만 상대가 육식을 대접하려고 할 때 물리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직장인들을 위해 책에 안 나오는 생태학적 지혜를 하나 알려 달라고 하자 “승진했을 때 난(蘭) 화분을 받으면 리본 등 장식용 포장을 곧 바로 벗겨야 한다”고 말했다. 식물에는 포장이 ‘질식 고문’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란다.

“큰 화분의 경우는 집에 가져가서 흙 속을 살펴봐야 합니다. 화분 가게에서 겉만 흙으로 덮어놓고 속은 스티로폼으로 채워 놓아 근사한 식물들이 오래잖아 죽어 버리곤 하거든요.”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