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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뿌리읽기]장(障)과 애(碍)

입력 | 2004-04-20 18:17:00


障은 소전체에서부터 보이는데, 의미부인 阜와 소리부인 章이 결합된 글자로 앞을 가로막은 障碍物(장애물)을 말한다. 阜는 원래 황토 지대의 반지하식 움집을 오르내리는 계단을 그렸으며, 그들의 집이 홍수를 피해 언덕 같은 높은 곳에 주로 위치했기에 이후 ‘언덕’이나 ‘높은 곳’이라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章은 금문(왼쪽 그림)에서 죄인에게 墨刑(묵형)을 가하던 칼을 그린 辛(매울 신)에 문신의 형상이 더해진 글자로, ‘새기다’는 의미를 형상화 했다. 그래서 章은 새겨진 ‘무늬’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글을 아로 새긴 것이 文章(문장)이라는 뜻에서 글을 뜻하게 되었다.

산이 없는 中原(중원)의 대평원에서 언덕(阜)은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障碍物이며, 중국인들은 이를 기초로 城(성)이나 堤防(제방)을 쌓아 자신이 거주하는 집단을 침입으로부터 防禦(방어)했다. 그래서 阜가 障의 의미부로 자리 잡았으며, 障은 ‘가로 막다’는 뜻과 함께 堤防이나 城을 뜻하기도 했다.

碍의 원형인 애는 石과 疑로 이루어졌는데, 石은 갑골문에서 언덕((엄,한)·엄) 아래 놓인 돌덩이(口)의 모습을 그렸다. 疑는 갑골문(오른쪽 그림)에서 지팡이를 짚은 사람이 길에서 두리번거리며 어디를 가야할지 몰라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며, 금문에 이르면 발(止·지)을 더해 그러한 행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래서 疑는 갈 길을 잃은 모습으로부터 ‘주저하다’, ‘迷惑(미혹)되다’, ‘疑心(의심)하다’ 등의 뜻이 생겼다.

따라서 애는 돌(石)에 길이 막혀 갈 곳을 가지 못하는(疑) 모습이다. 이 때문에 애는 본래 갖추어야 하는 신체적 조건의 결함으로 인해 자신이 펼쳐야 할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뜻하게 되었다.

이후 애는 碍로 바뀌었는데, 지금은 속자인 碍가 더 자주 쓰여 정자인 애의 지위를 대신하고 있다. 疑 대신 들어간 I는 得(얻을 득)의 본래 글자로 손(又·우)에 조개(貝·패)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얻다’는 뜻을 그려냈다. 그렇게 됨으로써 碍는 돌(石)과 같은 障碍物에 막혀 자신이 얻어야(I) 하는 부분을 얻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으로 변하게 되었다.

하 영 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