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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마당]권중찬/임시정부 기념관 건립하자

입력 | 2004-04-12 18:23:00


오늘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제85주년을 맞는 뜻 깊은 기념일이다. 우리가 ‘대한민국’의 국호를 사용한 지도 벌써 85년이 되는 셈이다. 새삼 역사의 무게가 경건하게 온몸에 와 닿는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국민에게 천명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당당하게 밝히고 있다. 이날은 우리 7500만 민족에게 더없이 뜻 깊고 감격스러운 기념일인 것이다.

과거 우리 조국이 일제의 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기고 국민이 도탄에서 헤맬 제 수많은 선열께서는 국권을 회복하고 민족의 생존권을 되찾고자 국내외 광범위한 지역에서 다각적인 방략을 세워 항일독립운동을 펼쳤다. 그러던 중 1919년 3·1운동에 영향을 받아 독립운동 각 진영이 중국 땅 상하이에 모여 독립운동을 보다 조직적이고도 효율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우리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를 세웠으니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다.

이렇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돼 선포된 것이 그해 4월 13일이었다. 이는 우리 민족 가슴 깊이 내재됐던 개화사상과 독립사상에 의해 추진된 최초의 국민주권 국가의 수립인 동시에 군주전제체제에서 민주공화제로의 전환이라는 중대한 역사적 의의를 갖고 있다.

특히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하고 정체를 ‘민주공화제’로 한 민주주의 이념 하에 임시헌장을 제정하고 내무 외무 재무 교통 군무 법무 등의 부서를 둔 국무원과 임시의정원을 설치해 행정과 입법 기능을 수행했다. 또 한국광복군을 창설해 대일선전포고를 하고 중국 영국 미국의 군대와 함께 연합군의 일원으로 참전하는 등 항일독립운동을 지휘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은 그야말로 구절양장의 험난한 길이었고 풍찬노숙 하는 고통과 어려움으로 점철되었건만 끝내는 카이로선언에서 우리나라의 독립을 보장받아 ‘대한민국’을 세우기에 이른 것이다.

이런 희생 위에 건국된 우리나라가 국내외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너무도 안타깝다. 안으로는 그런 숭고한 희생정신을 잊은 채 보수와 혁신이라는 새로운 갈등이 국민을 편 가르고 말로만 듣던 대통령 탄핵소추가 현실로 나타나는가 하면, 밖으로는 일본에 이어 중국마저 우리를 능멸하고 역사를 왜곡해 패권적 야욕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에 우리가 국민적 총화로 이 모두를 극복하기 위해선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반드시 건립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국가의 통합을 이루는 중요한 지렛대이기 때문이다.

기념관을 건립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그 밖에도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로 선열의 추모와 유지의 계승으로 국가발전을 도모하고, 둘째로 헌법정신 구현으로 국가의 정체성과 기강을 확립하며, 셋째로 민족정기 선양과 애국심 함양으로 국민 총화를 이루고, 넷째로 민족 동질성 회복으로 평화적 조국통일을 이뤄 세계 일류국가로 일어서자는 큰 뜻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의 건립을 기원한다.

권중찬 광복회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