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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정재은/총선에 묻힌 ‘장애인의 날’

입력 | 2004-04-01 19:03:00


해마다 4월이 되면 장애인들은 술렁거린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단체들이 행사 준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공교롭게도 장애인의 날 닷새 앞서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된다. 온통 총선과 탄핵 얘기뿐이고 장애인 관련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1년 중 잠깐이나마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중한 시기인데 정치에 파묻히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에게 있어 직업은 생계의 수단일 뿐 아니라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사회적 독립을 실현해 가는 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장애인 고용 문제는 결코 간과돼서는 안 될 사회적 과제다. 정부가 인정하는 ‘장애’의 범주에 간질, 안면기형, 장루(腸瘻), 신장장애, 심장장애가 추가되는 등 장애로 자각되고 인식되는 범위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총선도 중요하지만 각종 장애로 인해 어렵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총선의 주인공인 정치인들이 장애인을 배려해야 한다.

각 정당의 총선 공약에서 제대로 된 장애인 정책을 찾아보기 어렵다. 어느 당에서는 여성 장애인을 비례대표 1번으로 발표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명의 장애인 국회의원을 배출했다고 해서 장애인 전체의 복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관심과 의지는 장애인 후보의 수, 장애인 국회의원의 수에 달린 것이 아니다. 그 정당이 장애인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쳐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정치인들은 당략에 파묻혀 싸움을 하는데 자투리 시간이라도 장애인 복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고민해 봤는지 묻고 싶다. 각 후보가 장애인 관련 정책을 얼마나 준비하고, 당선되면 얼마나 실천할지 지켜보려 한다.

정재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전직업전문학교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