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김수현씨가 자신의 작품 ‘사랑이 뭐길래’를 표절했다며 드라마 ‘여우와 솜사탕’을 방영한 MBC와 작가, 연출자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김씨의 주장을 인정하며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이원규·李元揆)는 22일 “MBC 등은 연대하여 김씨에게 3억66만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배상금액은 문예창작물 저작권 소송에서 나온 국내 최고 금액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두 드라마는 주인공 남녀의 집안 분위기와 결혼관 등 구체적인 줄거리나 사건전개 측면에서 포괄적 유사성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여우와 솜사탕’도 극 전개과정에서 창의성이 인정되므로 원작 사용부분은 전체의 3분의 1정도로 평가했다”며 “광고수익은 다른 드라마를 상영해도 MBC가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이므로 이를 요구하는 원고측 주장은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02년 ‘여우와 솜사탕’에 대해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방영 중단에 따른 파장을 고려해 이를 기각한 바 있다.
김씨는 같은 해 MBC 등을 상대로 모두 3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