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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한나라 경선토론 중계거부

입력 | 2004-03-18 18:58:00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이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현관에서 제17대 총선을 공명하게 치르자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차량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연합


KBS와 MBC가 18일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합동토론회 중계를 거부하기로 결정하자 한나라당이 강력 반발해 ‘탄핵정국 편파방송’ 시비로 불거진 한나라당과 방송사간의 대립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공영방송이 본분을 잊고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정파의 이해만 대변하는 불공정 편파보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KBS 시청료 거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두 방송사는 “방송사 고유의 편성권을 간섭하는 언론자유 침해”라고 반발했다.

▽KBS MBC의 한나라당 토론회 방송 거부 논란=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 사무1부총장은 “선관위가 위법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했는데도 공영방송이 단 한 차례의 중계조차 허용치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두 달 전 치러진 열린우리당 의장 경선 때는 8, 9번이나 경선후보 토론회를 중계한 점과 비교하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정치적 저의와 외부 압력이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심재철(沈在哲) 당 선관위 간사도 “MBC가 당초 중계하기로 하고 방송시간까지 잡았다가 뒤늦게 취소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명백한 권력 눈치 보기”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당 방송대책특위를 긴급 소집해 △강력한 대응조치 마련 △대표 경선후보 다섯명의 공동 기자회견 등을 통한 항의 △두 방송사의 토론회 및 좌담회 프로그램에 당내 인사 출연 금지 등을 결정하고 대응책 마련을 위한 당론 수렴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에 대해 KBS 오진산 편성국 부주간은 “대표 경선주자 5명의 토론회를 생중계할 경우 선거와 관련한 돌출발언이 나올 수 있는 등 여러 가지로 부담스러워 방송 편성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프로그램 편성은 방송사의 고유 권한이다”고 반박했다.

MBC 이우호 보도제작국 부국장은 “총선이 임박한 데다 열린우리당에서 똑같은 발언권을 요구하고 있는 등의 상황을 종합 판단한 것일 뿐 정치적인 이유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은 17일 KBS와 MBC, SBS에 공문을 보내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경선주자 토론회를 생중계할 경우 선거 공정성에 문제가 있으므로 열린우리당에도 똑같은 토론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정국 편파 방송 시비=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KBS가 국민의 이익보다 정권의 이익을 대변한다면 (국민이) KBS 시청료를 낼 이유가 있느냐”며 “KBS는 차라리 특정 정파의 당비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전파는 국민의 재산인 만큼 이번 기회에 공영방송 제도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헌법과 법률에 따른 탄핵소추를 ‘헌정 중단’이나 ‘의회쿠데타’라고 보도하고 △촛불시위 현장 등에서의 탄핵 반대 여론만 집중 보도한 것 등을 편파 방송 사례로 지적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대해 MBC측은 17일 오후 8시 라디오 뉴스와 밤 12시 TV 뉴스에서 정일윤(鄭鎰允) 해설위원의 논평을 통해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정 위원은 논평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탄핵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었는데도 두 야당은 자민련까지 끌어들여 탄핵안을 가결시켰다”며 “탄핵안 가결 이후 두 야당의 지지율 급락은 방송 탓이 아니라 여론의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KBS도 야당의 편파방송 시비는 방송사의 독립성과 고유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