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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홍권희/일자리 언제 느나 애태우는 투자자

입력 | 2004-02-11 19:14:00


미국 경기 회복세가 강하면 금융당국이 금리를 인상할 태세라는 것은 투자자들 모두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 그러나 요즘 투자자들은 경기는 화끈하게 되살아나되 금리 인상 소리는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해 4·4분기(10∼12월) 실적 발표가 마무리돼가면서 시장의 동력이 약해지는 상황이라서 기대심리가 더 높은 편이다. 투자자들은 11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청문회 발표 때 어떤 이야기를 내놓을지 귀를 쫑그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10일은 거래도 한산한 무기력한 장이 연출됐다.

이미 FRB는 1월 13일 ‘베이지 북’에서 경제가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베이지 북이란 미국의 12개 지역 연방은행들이 돌아가면서 내놓는 미국 경제 현황 보고서. 1월 베이지 북은 ‘해고가 줄어들고 있으며 고용이 완만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월의 투자자들은 이보다 더 강한 단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일단 성장세는 유지될 전망이다. 기업 투자가 증가하고 감세정책의 결과로 소비도 늘어나 올해 1·4분기(1∼3월) 성장률이 4.5%에 이를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 수치는 지난달의 조사 때보다 0.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올해 전체의 성장률 전망치는 4.6%.

여전히 관건은 고용.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9일 경제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올해 260만개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수치를 달성하려면 올해 새로 생겨야 하는 일자리는 이보다 훨씬 많은 380만개나 된다. 한 달에 약 32만개, 하루에 1만개 이상이 생겨야 한다. 미국에서 1994년 이후 지금까지 일자리가 32만개나 늘어난 달이 없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올해 그 만한 증가세를 기대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푸트남 투자회사의 선임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켈리는 “올해 150만∼200만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나마 “나는 때때로 너무나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다.

2002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매달 이코노미스트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자리 증가는 모두 44만5000개에 이를 것이란 응답이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기간 중 일자리 15만개가 줄어들었다. 경기가 회복세에 있었기 때문인지 이들은 너무나 낙관적으로 예측을 해왔던 것이다.

홍권희 뉴욕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