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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은 끝없이 치솟는데 인력난에 분양시장마저 급랭

입력 | 2004-02-02 20:06:00


국내 건설업계가 원자재 가격 인상, 인력난 심화, 분양시장 침체라는 ‘삼각파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철근 등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12%가량 상승하면서 1월 한 달 동안 공사원가가 5% 가까이 상승했다.

또 정부가 작년 11월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공사 현장마다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상승=건설 원자재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근(10mm)의 경우 작년 말까지 t당 40만7000원이었지만 1월 말 현재 45만6000원으로 한 달 만에 5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고층 주상복합에 주로 쓰이는 H빔(중형 기준)도 작년 초까지 t당 45만원이었으나 작년 한 해 동안 2만8000원이 올랐고 지난달 다시 4만원이 올라 51만8000원이다. 게다가 철강업계는 중국이 최근 건설 붐을 타고 국내 철강제품을 싹쓸이하듯 수입하고 있어 다음달 중 추가로 7∼8%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또 정부가 지난해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단속하면서 건설현장 가용인력이 필요 인원의 60%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심규범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단속 이후 건설현장 외국인 노동력이 59.1%에서 12.2%로 급감했다”면서 “이 같은 인력난이 지속되면 건설공사가 본격화되는 3∼5월부터는 임금인상률이 10.9∼26.4%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건설업체=공사비용이 증가하면 분양가를 인상하는 것이 그동안 건설업계의 관행이었다. 하지만 최근 급랭하고 있는 분양시장을 감안하면 무턱대고 분양가를 올려 받기도 힘든 처지다. 최근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양가가 높은 아파트는 수요자들이 철저히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D건설 관계자는 “다양한 공사비 상승 압박요인이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분양가를 올리기도 힘든 상황”이라면서 “건설 불경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건설업체들이 이전투구(泥田鬪狗)식 수주전에 휘말릴 경우 자금여력이 취약한 중소 건설업체는 부도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