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원인이 불분명하더라도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창석·金昌錫 부장판사)는 11일 회식 도중 쓰러져 숨진 장모씨 부인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업무 폭주로 인해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히 누적된 점이 인정된다”면서 “비록 뚜렷한 사망 원인은 알 수 없지만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혈관질환을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 수출업체에 근무하던 장씨는 주문량 급증으로 2001년 2월부터 매월 88∼100시간 연장 근로를 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다 2002년 5월 회식 자리에서 소주를 2잔째 마시던 중 쓰러져 숨졌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