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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형 선거구제 수용땐 1黨에 책임총리職 주겠다"

입력 | 2003-12-26 06:49:00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내년 총선에서 지역대립 구도의 재연을 막기 위해 대도시에 한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고 나머지 지역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도시-농촌 복합형 선거구제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여권은 야권이 이 방안을 수용할 경우 내년 4월 총선 후 국회 원내1당이나 다수파 연합에 총리추천권과 일정 범위의 각료 제청권을 넘겨주는 책임총리제 도입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문서로 보장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여권은 이 같은 뜻을 비공식 채널을 통해 한나라당 지도부에 이미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은 야 3당과의 협의가 여의치 않으면 국회 정치개혁특위안과 별도로 도농복합 선거구제안을 수정안으로 국회에 제출해 자유투표로 처리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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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7대 도시의 경우 생활권이 같은 인접 선거구를 통폐합해 각각 5∼7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대선거구제로, 경기 수원 성남 등 인구 60만명 이상의 7대 도시는 2∼4명씩 뽑는 중선거구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야권에 공식 제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도시지역에라도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함으로써 지역할거 구도에서 벗어나 정책경쟁을 활성화하자는 데 상당수 야당 의원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나머지 지역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함으로써 농촌지역 출신 의원 수의 감소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시뮬레이션 결과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로 뽑히는 지역구 의석 수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여야간 타협을 이루기에 적절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 핵심 당직자도 이와 관련해 “대도시 중대선거구제 도입방안이 채택되면 야권에서 요구하고 있는 책임총리제를 총선후 본격 실시, 개헌 없이도 분권형 권력구조로 국정을 운영하는 방안을 야권에 공식 제의할 생각”이라며 “이에 대해 당 지도부가 이미 노 대통령의 결심도 얻어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 내에서는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수도권 출신 중진의원 상당수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긍정적이어서 당론 수렴 여부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권이 이 같은 방안을 공식 제의해 온다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