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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열린우리당 ‘연합공천론’솔솔…"이렇게 싸우다간 공멸"

입력 | 2003-11-04 18:54:00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내년 총선 때 연합공천을 해야 한다는 ‘전략적 제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총선에서 양 당이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일 경우 한나라당이 어부지리(漁夫之利)를 해 수도권 등에서 동반 참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로선 부분적 ‘연합공천’ 혹은 ‘후보 안 내기’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당이 내년 1월 정식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민주당 조순형(趙舜衡·서울 강북을), 추미애(秋美愛·서울 광진을), 이낙연(李洛淵·전남 함평영광), 김홍일(金弘一·전남 목포) 의원 등의 지역구에 조직책을 임명하지 않은 채 ‘사고지구당’으로 남겨두기로 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꼭 이들을 데려 오겠다는 전략이라기보다는 지역구에서 개혁 성향을 띄고 있거나 호남 상징성이 있는 정치인 등을 꺾기 위해 무리하게 돈과 시간을 쏟아 부을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당초 신당에 앞장섰던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에 거물급 인사를 조기 공천해 기선을 꺾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으나, 최근 사고지구당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비해 나간다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는 분위기다.

설훈(薛勳) 의원은 “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 등 유력한 의원들의 지역구를 비워놓을 수 있다. 민주당과 신당이 둘 다 살아남으려면 합쳐야 한다. 선거 후에는 자동적으로 합쳐질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양 당의 전면적 제휴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많다. 각 당의 후보가 1명인 대선과는 달리 총선은 지구당별로 후보가 난립하는 특성 때문에 막판 후보단일화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논리에서다.

우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후보 경선에 나오겠다는 출마 희망자들이 지구당별로 평균 6, 7명인데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연합공천에서 제외된 후보자들은 결국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고 민주당 또는 우리당 표를 가져가 한나라당 좋은 일만 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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