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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키만 크면 다냐?

입력 | 2003-10-27 10:58:00


지난 14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시범경기 동양 오리온스와 삼성 썬더스의 경기.

이 경기는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스피드와 높이의 대결이었다.

동양은 지난 시즌까지 팀의 주축이었던 힉스가 떠나 새로운 용병을 물색하고 있는 중.

이에 반해 삼성은 국내 프로농구에서 이미 검증을 받은 로데릭 하니발과 데릭 존슨을 영입해 최강의 트리플 타워를 구성했다.

경기 전 예상도 삼성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이 많았지만 정작 경기 결과는 77-66으로 동양의 승리.

경기 초반 이은호의 활약으로 우세를 점하던 동양은 2쿼터 중반에 들어서면서 삼성의 높이에 밀리며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이후 3쿼터 중반에는 12점의 점수차까지 났지만 박지현과 레이저가 연속골을 성공시키며 6점으로 간격을 좁히는데 성공했다.

4쿼터 들어서 동양은 김승현이 경기를 운영하면서 빠른 발과 조직력으로 삼성의 느슨한 수비를 무력화시키면서 경기를 재역전시켰다.

결국 막판 잦은 실책과 무기력한 경기 모습을 보인 삼성은 그대로 주저앉으며 패배를 당하고 말았던 것.

삼성은 서장훈을 중심으로 하여 존슨과 하니발이 골밑에 자리를 잡는 것을 기본 형식으로 하여 경기를 이끌어갔지만 아직 손발이 잘 맞지 않는 등 조직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물론 존슨이 운동량 부족과 서장훈의 부상 후 수술 후유증으로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긴 했지만 팀의 전체적인 조율이 안되고 있다는 느낌이 확연했다.

상대적으로 동양은 국가대표 가드 김승현을 주축으로 김병철, 박지현 등 발 빠른 선수들을 이용한 피크 앤 롤, 스크린 플레이 등이 효과를 발휘하며 지난해 준우승팀 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누가 뭐라해도 농구에서 높이의 중요성이 크긴 하지만 높이만으로 농구를 하는 것이 아님을 이날 경기로 확실히 증명이 된 셈.

과연 정규시즌에서도 스피드가 높이를 제압하게 될지 프로농구 개막일이 기다려진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