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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체전MVP 허희선 “장애 숨기려 말고… 재능 키우세요”

입력 | 2003-10-16 18:04:00


“장애를 감추지 말고 자신만이 갖고 있는 재능을 찾으세요.”

제84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창던지기 선수 허희선(22·부산 경성대·사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MVP로 뽑혀서 너무 기쁘다”면서 “고교 때부터 힘이 되어주신 경성대 김기봉 교수와 황선건 감독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허희선은 19개 신문, 방송, 통신사 취재단이 실시한 투표에서 17표를 얻어 MVP로 선정됐다. 전국체전에서 장애인이자 은메달에 그친 선수가 MVP로 뽑힌 것은 허희선이 처음. 그는 3살 때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을 잃었다.

다음은 허희선과의 일문일답.

―수상 소감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너무 감사하고 기쁘며 떨린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뜻으로 삼겠다.”

―오른손이 없는데 어떻게 운동선수를 할 생각을 했나.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 대표로 달리기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냈던 게 계기가 됐다. 중학교에서 육상선수를 했지만 체력이 달려 고교 때 투창으로 종목을 바꿨다.”

-투창의 매력은.

“창을 던진 후 날아가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운동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포기하지 않고 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큰 힘을 얻었다.”

-운동하면서 어려운 점은.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고 있으니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힘들다.”

―앞으로 진로는….

“실업팀 5, 6곳에서 영입 의향을 보였다. 대회가 끝난 후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 감독과 상의해서 진로를 정할 계획이다.”

―국가대표가 될 수 있나.

“매년 12월이면 전력 강화를 위해 대표가 교체된다. 이번 대회에서 2위를 했으니 대표에 뽑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같은 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애를 감출수록 자신의 특기나 장점이 없어진다. 자신의 장점을 내보이려고 할 때 남들도 나쁘게 보지 않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해야 한다.”

전주=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