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측은 10일 노무현 대통령 발표 직후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재신임을 반대했으나 이날 밤 긴급의원총회를 갖고 국민투표 방식을 제외한 재신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신당은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이 재신임 의견을 밝힌 만큼 청와대의 제도적·인적 전면 개편을 통한 국정 쇄신을 촉구했다.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의 고뇌와 도덕적 쇄신을 위한 충정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며 “위헌 소지가 있는 국민투표를 제외한 어떤 식으로든 재신임 제안을 받아들이고 정치개혁의 전기로 삼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국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졌고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게 되기까지 청와대 보좌진이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청와대를 직접 겨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전격적으로 선언한 10일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왼쪽), 통합신당의 김원기 주비위원장(가운데), 민주당의 박상천 대표 등 3당 대표들은 노 대통령의 의도를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서영수기자
특히 이날 의총에서는 청와대 정무 및 민정 라인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재신임 제안을 주워 담을 수 없는 만큼 이제부터라도 청와대를 새로 짜고 사람과 시스템을 바꿔 새로운 정책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임채정(林采正) 의원도 “청와대가 국정 운영 과정에서 각종 문제를 노정한 만큼 이제는 사즉생(死卽生·죽으려 하면 살 것이다)의 심정으로 해야 한다”며 “더 이상 후퇴할 수도 없고 이번에 개혁이 안 되면 정치개혁은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개편과 함께 내각 총사퇴 등 강도 높은 쇄신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장관들도 각종 현안에 대해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제대로 하지 않으면 국민투표식 재신임을 묻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신당측은 재신임 문제가 창당 과정 등 당의 ‘운명’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파장 최소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재신임 발표가 민주당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을 줄이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것을 열어두고 생각하겠지만 아직 그 문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