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직자들이 22일 공식회의석상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해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런 마당에 어떻게 4자회담을 할수 있겠나”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아 최병렬 대표가 제의한 4자회담 성사 가능성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도 이날 오후 장진형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국민감정에 배치되고 납득하기 어려운 말로 대통령을 비하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왜 여론조사 때마다 지지도가 항상 제자리 걸음인지 냉정히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한나라당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주요당직자회의를 열고 출범 6개월을 맞는 노무현 정권의 평가 작업 내용과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회의의 말미에 김병호 홍보위원장이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라면서 노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해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한다,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인다”등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옆 자리에 있던 박주천 사무총장이 김 위원장의 말을 받아 “생긴 게 똑같다” 등 나머지 세 가지를 소개했다.
이들의 말에 당황한 홍사덕 원내총무가 "그런 이야기는 간담회 때나 하자”며 급히 말을 막아섰으나 참석자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두 사람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큰 소리로 웃었다.
이 자리는 당의 주요 정책 현안 문제를 논의하는 공식회의로 취재기자들이 참석해 있었다.
파문이 확산되자 한나라당 김성완 부대변인은 "우리가 지어낸 말도 아니고 시중에 떠도는 말을 인용했을 뿐"이라며 "우리에게 뭐라고 할것이 아니라 오죽하면 그런 말이 떠돌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이날 국정현안에 대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개구리 발언’과 관련해 기자들이 ‘4자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묻자 “최대표가 제의할 때도 비난이 너무 많아서 제의라고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 마당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개구리 발언’에 대해 아직까지 청와대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면서 “그러나 야당의 고위 당직자들이 공개회의석상에서 이런 표현을 한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꼬집었다.
시중에 떠도는 ‘노무현 대통령과 개구리의 공통점 5가지’는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한다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인다 △우물 안에서만 산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생긴 게 똑같다 등이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