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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법-힘으로 밀어붙일까 고민”

입력 | 2003-08-13 18:51:00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2003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한 뒤 신라의 수도 서라벌의 저잣거리를 재현한 행사장에서 북을 치고 있다. -경주=박경모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3일 “그동안 노동자의 지위향상을 위해 노동자를 많이 도왔으나, 지금은 노동운동을 도울 수가 없는 상황이다”며 “(상급 노조단체가) 대책 없이 계속 강경투쟁만 하는데, 정부로서는 부득이 법과 힘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 포항시 포스코공장을 방문해 지역경제인과 가진 간담회에서 “노동운동이 사회 빈민층, 서민들의 주거문제, 사회안전망, 건강보험 등 생활 안정에 관한 문제들을 주장해야 하는데, 지금 그렇지 않다”며 현재의 노동운동 행태를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민노총이야말로 대규모 기업들로 돼 있다. 협력업체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두 배, 세 배의 임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뭉쳐서 노동운동을 앞장서 밀고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운동은 노동자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이들 대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은) 말로만 노동자간 격차 해소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운영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데 대해 노 대통령은 “나는 히딩크 체질이다. 초장에는 물을 좀 먹다가 나중에는 잘 나가는 체질”이라며 “지금 지지율이 40%니 20%대니 하는데, 물 많이 먹어도 끝장 보는 사람이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경북 경주시 현대호텔에서 경북도민 450여명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최근 언론과의 갈등문제에 대해 “요즘 좀 시끄럽게 보이더라도 신경쓰지 말라. 언론과의 관계도 권력과 언론이 유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며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는 수준일 뿐이지, 그것을 갖고 대통령의 권력이 약하거나, 사회가 혼란해지거나, 언론을 탄압하는 것이거나 하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이 여당도 장악하지 못하고, 검찰도 자기 맘대로 못하고, 국가정보원도 손발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 같은데, 어떻게 2만달러 시대를 만들겠느냐 하는 걱정이 많은 것 같다”며 “그러나 정당과는 수평적으로 협력하면 되고,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과 권력을 바탕으로 해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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