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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칼럼]하지만 뭐?

입력 | 2003-08-11 11:32:00


'지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독주'가 다시 재연될 조짐이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1승을 비롯해 무려 13차례 우승컵을 쓸어담으며 세계여자골프를 독무대로 만들었던 소렌스탐은 올해도 4승을 올리며 권좌에서 내려올 의사가 없음을 알렸다. 더구나 올해 거둔 4승 가운데 2승은 평생 한차례도 우승하기 어렵다는 메이저 대회.

2승에 머문 박세리(26.CJ), 레이철 테스키(호주), 줄리 잉스터(미국) 등을 따돌리고 다승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고 시즌 상금도 140만달러를 훌쩍 넘겨 아직 100만달러 벽도 넘지 못한 추격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번 대회에서 입증됐듯 정확도에서 따라올 선수가 없는 컴퓨터 스윙과 강철 체력, 그리고 승부처를 놓치지 않는 강인한 승부 근성은 '지존'으로서의 명성에 손색이 없었다.

특히 PGA 투어 대회 출전 이후 쌓인 피로 때문에 앓아 눕기까지 하면서 잠시 주춤했던 페이스가 이번 우승으로 다시 되살아날 것으로 보여 지난해와 같은 초강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래도 소렌스탐의 '대항마'는 박세리 뿐이라는 사실이 이번 대회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지난 4월 칙필A채리티 우승 이후 4개월 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지만 큰 대회에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여온 박세리는 이번에도 끝까지 소렌스탐을 물고 늘어졌다.

몇달 동안 속을 썩였던 드라이브샷도 안정세로 돌아섰고 흐트러졌던 퍼팅 감각도 한층 견고해졌다는 것이 이번 대회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두둑한 배짱과 '불독'을 연상케 하는 카리스마넘치는 플레이 스타일은 소렌스탐도 긴장하게 만드는 박세리만의 자산이다.

아이언샷에서는 소렌스탐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아온 박세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바람에 강한 낮은 탄도의 펀치샷이라는 신병기까지 완벽하게 구사, 기량이 한층 업그레이드됐음을 시사했다.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바람이 좀 더 세차게 불었다면 소렌스탐도 박세리를 제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소렌스탐이 강풍을 뚫고 날아가는 낮은 탄도의 아이언샷을 박세리만큼 칠 줄 모른다는 약점을 지녔기 때문.

소렌스탐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강풍에 속절없이 무너져 컷오프의 수모를 겪었다.

기량과 정신력 등에서 소렌스탐의 적수로 꼽을 선수가 뚜렷하게 없다는 점도 앞으로 박세리와 소렌스탐이 '양강체제'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