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8일 정 회장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 행렬이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으로 향하고 있다. -하남=사진공동취재단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영결식이 8일 오전 8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동관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 보고,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물 상영, 추모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은 약력 보고에서 “고인의 업적에 대해 남북의 7000만 겨레는 물론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이 진심 어린 축하와 존경을 보내왔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영결식 도중에 고인의 활짝 웃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멀티비전에 나타나자 유족 및 지인을 비롯한 현대 관계자들은 동시에 울음을 터뜨렸고 조문객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손길승(孫吉丞)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박홍(朴弘) 서강대 이사장이 각각 추도사와 추모기도를 했다. 우인(友人) 대표로 참석한 도올 김용옥은 추모사를 통해 “‘북핵을 포함한 남북 정치의 문제해법은 오로지 경협에 있을 뿐’이라는 고인의 신념을 우리 민족 전체의 신념으로 승화시키자”고 말했다.
고인이 유언장에서 ‘엄마를 잘 모시고 살아라’는 당부를 전했던 자녀들은 영결식 내내 흐느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영결식에는 정대철(鄭大哲) 민주당 대표, 임동원(林東源) 전 국가정보원장, 이홍구(李洪九) 대한적십자사 명예고문, 손학규(孫鶴圭) 경기 지사, 조순(趙淳) 전 서울시장, 제프리 존스 주한미상공회의소 명예회장, 김학준(金學俊) 동아일보 사장 등 각계 인사 2500여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고인의 영구(靈柩·시신을 넣은 관)는 운구차로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으로 이동해 고 정주영 명예회장 묘 아래쪽으로 70m 떨어진 곳에 안장됐다.
하관이 끝난 뒤 상주와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등은 눈물을 삼키며 영구 위로 흙을 뿌렸다.
장례는 고인이 생전에 특히 좋아했다는 멜론이 얹힌 제사상 앞에서 이어진 반혼제(返魂祭·고인의 넋을 다시 불러들이는 의식)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영결식에 앞서 오전 7시부터 서울아산병원 3층 빈소에서 고인의 부인 현정은씨와 상주, 정몽구 회장,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 유가족들은 천구(遷柩·시신을 담은 관을 밖으로 내가려고 옮김)의식을 올렸다. 이어 장례식장 1층 발인장에서 유족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유교식 발인제(發靷祭)가 진행됐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7일 금강산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송호경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8일 보도했다.
송 부위원장은 추도사에서 “북남경제협력사업을 개척하고 발전시켜 온 정몽헌 선생의 사망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고인의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고 밝혔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