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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마린블루스’의 인기 만화가 정철연씨

입력 | 2003-06-30 17:26:00

‘마린블루스’의 작가 정철연씨는 “작품만으로 평가받기를 원하고 얼굴이 드러나는 게 싫다”며 ‘성게군’ 캐릭터 인형으로 얼굴을 가리고 사진을 찍었다. 박주일기자


타레팬더·마시마로 등 온갖 캐릭터 상품이 벽과 바닥을 가득 메운 서울 종합캐릭터 회사 킴스라이센싱 쇼룸에서 만난 만화 ‘마린블루스’(이하 ‘마블’)의 작가 정철연씨(24). 사진 찍는 것을 한사코 꺼리는 그는 ‘마블’ 주인공인 ‘성게군’의 이미지대로 수줍어했다.

그는 자신을 ‘성게군’으로, 주변 친구들을 ‘불가사리군’ ‘쭈꾸미군’으로 표현해 2002년 1월 ‘마블’ 홈페이지(www.marineblues.net)를 열고 일상의 에피소드를 재치있게 그려내 야후코리아가 선정하는 ‘2002 Best of Best’ 개인홈페이지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5월 발간된 책도 교보문고 종합베스트셀러 7위에 오르는 등 만화로서는 이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울 출신인 정씨는 10살 때 경북 포항으로 이사해, 2001년 상경하기 전까지 바닷가에서 살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산물을 모델삼아 캐릭터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나를 표현하는 해산물로 멍게를 그렸는데, 나중에는 색깔이 어둔 성게가 우울해 보이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마블’ 1권 중반까지 성게군이 헤어진 애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이 많았으나 자취 생활의 애환을 달래주는 ‘선인장양’을 만난 이후 분위기가 상당히 밝아진다.

“선인장양이 가장 귀여워요. 정말 기발하지 않아요? 만화대로 길거리에서 작은 선인장을 샀는데 외로울 때 실제로 말을 걸기도 했어요.” 가시투성이인 성게와 선인장은 정씨 덕분에 귀여운 ‘성게군’과 ‘선인장양’으로 탄생했고, 킴스라이센싱의 캐릭터 인형으로 출시됐다.

온라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불가사리군’은 아기자기한 만화체와 비장한 극화체를 오가며 이 작품에 엽기성을 부여한다.

성게군의 다리를 잡은 채 끌려다니는 ‘감기군’의 인기는 작가도 놀랐다. 정씨는 “‘감기를 달고 다닌다’는 말에 착안해 감기를 의인화했는데, 휴대전화 장식줄도 감기군의 것이 제일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원래 만화보다도 캐릭터에 더 관심이 많은 그는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캐릭터들을 가장 좋아하며, “내 캐릭터가 일본에서 성공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