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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가는길]강원 평창 'B&B'

입력 | 2003-05-27 18:49:00

황토를 소재로 한 강원 평창군 봉평면 B&B펜션은 연중 객실가동률이 50%에 육박한다. 사진제공: 휴펜션



“서구식 목조 2층 건물만 펜션이 아닙니다.”

강원 평창군 봉평면에 있는 B&B펜션은 황토로 만든 집이다. 겉모습은 누런 초가집 모양이어서 폼은 나지 않지만 펜션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는다.

“손님들이 자고나면 한결같이 개운하다고 말씀하세요.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은 ‘가만히 누워 있으면 황토 냄새가 은은하게 풍겨 옛날 생각이 난다’며 좋아하세요.”

이 펜션을 운영하는 김봉영 사장(39)은 황토 예찬론자다. 평생을 황토집에 살면서 황토와 정이 들었다. 황토로 펜션을 짓겠다는 아이디어도 일상생활의 경험을 살린 것.

“어렸을 때부터 황토집에 살았어요. 간혹 아파트나 다른 집에서 자고나면 하루 종일 몸이 편치 않더라고요. 그때마다 황토가 몸에 좋다는 사실을 절감했지요.”

그의 아이디어는 적중했다. 손님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창업한 지 1년도 안돼 연평균 50%를 웃도는 객실 가동률을 보이고 있는 것. 봉평에만 80여개의 펜션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른 펜션이 신혼부부 등 커플 고객이 많은 반면 B&B펜션은 가족 고객이 많은 것도 특징. 특히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가족 나들이 고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객실 7개 중 4개를 방 2개짜리 패밀리룸으로 구성했다.

이 펜션의 또 다른 특징은 객실과는 별도로 20평 남짓한 별실을 지어 가족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것.

날씨 변화가 심한 지역 여건 때문에 실내에서도 바비큐 파티를 벌일 수 있도록 한 배려였지만 지금은 가족들이 모닥불을 피우고 앉아 차를 마시는 다실(茶室)로 변했다.

건축비는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았다. 자신이 소유한 땅을 활용하고 단층인데다 김 사장이 직접 지어 공사비를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방 1칸에 1t가량의 황토가 들어가 평당 건축비만 300만원. 인허가 비용, 조경비, 토목공사비 등을 포함한 총 공사비는 2억7300만원이 들었다. 여기에 비품 구입비 등 각종 유지비를 계산하면 투자 대비 수익률은 25%에 이른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