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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베스트닥터의 건강학]척추질환…세브란스 윤도흠교수

입력 | 2003-05-25 17:21:00

윤도흠 교수가 척추 디스크 환자에게 등뼈의 모형을 보여주며 진단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윤도흠 교수는 목소리가 부드러운 의사다.

저음이 쫙 깔린 목소리로 친절하게 설명하면 환자는 ‘홀딱 반할’ 수밖에 없다. 그는 환자가 바쁠 경우 전화로 검사 결과를 알려주며 상담하기도 한다. 윤 교수는 환자의 믿음을 신통한 수술 솜씨로 보답한다.

그의 후배로 파킨슨병 등 뇌수술의 국내 1인자인 장진우 교수는 “윤 교수는 수술 때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마무리가 신기에 가깝다”고 극찬한다.

윤 교수는 다른 의사들이 많이 찾는 의사이기도 하다. 한해 500여명의 환자를 보는데 절반 이상이 다른 병원에서 의뢰한 환자다.

그러나 윤 교수는 “스승인 영동세브란스병원 김영수 교수의 가르침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10여년 동안 신경외과 척추 치료 분야의 최고수로 평가받았다. 주위에서는 이들의 관계를 청출어람(靑出於藍)의 본보기라고 말한다.

―척추 질환의 분포는 어떤가.

“일반적으로 디스크 등 퇴행성 질환이 50∼70%, 외상과 종양이 각각 10∼20%를 차지한다. 나는 퇴행성 질환 중 목디스크 환자를 많이 보며 척수종양 환자도 많이 수술하는 편이다.”

―디스크 환자의 수술이 남발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렇다. 전체 디스크 환자 중 10% 미만만이 수술이 필요하지만 일부 의사들이 수술을 남발하고 있다. 반대로 일부 환자는 수술이 필요한데도 받지 않아 문제다. 목디스크는 수술시기가 늦으면 회복이 잘 안되므로 필요하면 곧바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 특히 목뼈 안의 공간에서 뼈마디를 잇는 인대인 후종인대가 딱딱하게 부으면서 중추신경을 누를 경우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수술의 성공 여부와 관련 없이 온몸이 마비된다. 이전에는 수술시 중추신경을 건드려 마비 사고가 생기곤 했지만 요즘에는 수술기구와 수술법의 발달로 안전도가 높아져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언제 수술을 받아야 하나.

“허리디스크는 혼자 대소변을 못 보거나 발가락, 발목의 마비가 없는 요통이라면 70∼80%가 한두 달 안에 좋아진다. 그런데도 증세가 좋아지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또 50대가 오래 서있거나 걸어갈 때 엉덩이에서 발쪽으로 저릿저릿한 느낌이 뻗쳐 내려가고 쪼그려 앉으면 괜찮아질 경우 척추협착증일 가능성이 크므로 수술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목디스크의 경우 손, 팔, 다리가 저리면 진료를 받아야 하고 손의 아귀힘이 급격히 떨어지고 팔을 굽히고 펴는 힘이 약해질 때도 수술을 받아야 한다. 다리에 힘이 없어지고 걸을 때 휘청거려도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요즘 목디스크 환자가 늘고 있다는데….

“그렇다. 원래 목디스크 환자는 허리디스크 환자의 10%가량이라고 보는데 내 환자들은 30%가 목디스크를 앓고 있다.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사무직 근로자 중에 환자가 많다. 젊은 환자가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목디스크를 예방하려면….

“적어도 1시간에 한번씩은 목과 어깨를 풀어주는 체조를 하는 것이 좋다. 잘 때 목이 자연스럽게 뒤로 젖혀지는 베개를 이용하도록 한다. 요즘 시중에 시판되는 건강 베개나 짚을 넣은 낮은 베개도 권할 만하다. 40대 후반부터는 목뼈의 퇴행성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하므로 40대 중반부터 자세를 바로 하고 베개를 제대로 베며 수시로 목운동을 하는 등 목뼈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목을 튼튼하게 하려면…▼

①양손을 깍지 끼고 뒤통수를 감싸서 양팔을 당겨 턱이 가슴에 닿게 한다. 10을 세고 풀기를 3회 되풀이.
②똑같은 방법으로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려 턱이 왼쪽 가슴 부위에 닿게 한다. 방향을 바꿔서 되풀이.
③머리를 오른쪽 어깨 쪽으로 기울인다. 오른쪽 손가락을 왼쪽 귀에 대고 머리를 오른쪽 어깨 쪽으로 부드럽게 잡아당긴다. 10을 세고 풀기를 3회 되풀이.방향을 바꿔서 되풀이.
④목을 곧추세운 상태에서 손바닥을 이마에 대고 부드럽게 누른다. 머리가 움직여서는 안된다. 5초간 유지한 뒤 풀기를 5회 되풀이.
⑤양손을 깍지 끼고 뒤통수를 감싼 다음 머리로 손바닥을 누른다. 5초간 유지한 뒤 풀어주기를 5회 되풀이.
⑥손바닥을 오른쪽 머리 옆에 대고 머리로 손바닥을 누른다. 5초간 유지한 뒤 풀어주기를 5회 되풀이.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척추 질환 명의들▼

▽석세일(72)=척추 기형 및 변형 환자의 수술에서 세계 최고수로 인정받고 있다. 척추 측만증과 후만증 등을 교정하는 등 여러 수술법을 개발해 세계 각국에 보급했다. 1997년 서울대병원을 정년퇴직하고 상계백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설립한 척추센터에서는 매년 700여명을 수술하고 있으며 매년 유명한 외국 의대의 교수 10여명에게 수술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현재 세계정형외과 연구학회, 대한척추변형학회, 대한정형외과사이버학회 등의 회장을 맡고 있다.

▽정재윤(53)=1982년부터 지금까지 6000여명의 환자를 봐왔으며 나사못으로 목뼈와 허리뼈를 고정하는 수술법을 국내에 뿌리내린 주인공이다. 1999년 ‘국제 척추 교육센터’를 개설, 지금까지 90여명의 외국인 척추 전문 의사에게 수술법을 가르쳤다. 영국의 드퓨, 미국의 존슨&존슨 등과 제휴해 수술 기기를 개발, 보급하고 있다. 대한골대사학회와 대한척추외과 최소침습시술연구회 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최소침습척추외과학회와 대한척추외과학회 차기 회장으로 내정돼 있다.

▽이춘기(49)=척추측만증 치료의 권위자. 1997년 대한척추외과학회 최우수논문상, 1998년 미국척추외과학회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수술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한다는 진료철학을 갖고 있으면서도 매년 400여명의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한국인을 위한 척추고정기구, 인공뼈, 척추영상처리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춘성(47)=한국 중년 여성이 허리가 굽을 나이가 아닌데도 허리가 굽는 ‘요부변성후만증’ 치료의 권위자. 척추질환의 무분별한 수술적 치료를 지양하기 위해 수술의 적응점을 확립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2002년 부러진 뼈 안에 풍선을 집어넣어 부풀린 다음 뼈 성분을 넣는 ‘풍선척추 성형술’을 도입했다. 이춘기 교수의 동생이다.

▽장한(48)=목뼈 질환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가톨릭대의대 강남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등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지방의료의 발전을 위해 대전 선병원으로 옮겼다. 환자의 30∼40%가 대전과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찾아왔다. 매년 네 번 전국의 개원의와 전공의를 대상으로 목뼈 질환 연수를 개최한다.

▽김기택(47)=강직성 척추염 등 척추 변형 환자의 치료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허리 펴주는 의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환자를 친절하게 보고 할머니 환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지난해 척추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스파인’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매년 외국 유수 학술지에 2, 3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수(61)=현미경을 이용한 디스크 절제술, 카이모파파인이란 효소를 주사로 찔러 넣는 치료법 등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1994년 티타늄 인조링을 척추 마디 사이에 넣는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했고 최근에는 인조 디스크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 디스크 환자에게 카이모카파파인 치료법의 적용점을 제시한 논문으로 국제디스크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매년 수차례 국제학회의 연사로 초빙되고 있으며 매년 20∼30명의 외국 의사가 수술법을 배우러 오고 있다.

▽오성훈(49)=미세 내시경 디스크 수술 및 디스크 성형술에서 90%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신경외과학회 최소침습수술 분과 세미나에서 매년 초청강연을 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대한농구협회 의무분과 이사를 맡고 있으며 최근 개그맨 서세원씨의 주치의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신호(54)=허리의 퇴행성 척추 질환의 권위자로 특히 척추전방전위증의 국내 최고 대가로 꼽히고 있다. 조선대 의대 학장, 병원장 등을 거쳤으며 대한신경외과 척추학회장을 맡고 있다. 환자들에게 자신감 있고 친절한 목소리로 설명을 잘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20년 동안 7000여명을 치료했다.

▼어떻게 뽑았나▼

척추 질환 부문의 베스트 닥터로 신경외과에서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윤도흠 교수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고 정형외과에서는 인제대 상계백병원 석세일 교수와 전남대병원 정재윤 교수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17개 대학병원의 신경외과 및 정형외과 교수 72명에게 △자신의 가족에게 척추질환이 있으면 맡기고 싶고 △최근 3년 동안 진료 및 연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의사를 5명씩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2000년 베스트 닥터였던 영동세브란스병원 김영수 교수가 제자인 윤도흠 교수에게 ‘베스트닥터 대물림’을 했다. 정형외과에서는 석세일 교수가 굳건히 수성하고 있는 가운데 정재윤 교수의 도약이 두드러졌다. 지방 병원 소속 의사가 해당 과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정형외과 3, 4위를 차지한 서울대병원 이춘기,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이춘성 교수는 친형제 사이로 초중고 대학교까지 1년 선후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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