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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9시를 알려드립니다" …時報광고 인기

입력 | 2003-05-12 17:48:00


‘△△△가 현재 시간을 알려드립니다. 뚜뚜뚜 뚜우….’

TV를 시청하다 보면 이전과 달라진 현상이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시각을 불쑥불쑥 안내하는 것. 정각 오후 9시가 아닌데도, 또는 정시가 아닌데도 왜 시간을 알려주는 것일까. 하지만 광고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금세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업체의 이름과 로고가 어느 광고보다 크게 클로즈업돼 있는 것.

시간을 알려주며 기업을 홍보하는 시보(時報)광고가 인기다.

몇 해 전만 해도 시보는 그야말로 ‘시간을 알려주는 정보’에 불과했다. 오후 9시 뉴스를 시작하기 전 3, 4초 동안 화면 가득히 시계가 비치며 ‘△△△(방송국 이름)가 9시를 알려드립니다’라고 알려줬던 것.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시보는 중요한 광고 수단으로 떠올랐다. 뉴스나 특정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10초 동안을 약 7 대 3으로 나눠 7초는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3초는 시간을 알리는 데 사용한다.

처음엔 시계 밑에 회사 이름이 들어가는 소극적 방식이 활용됐지만 이제는 아예 시보용 별도 광고까지 만들 정도로 ‘진화’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애니콜이라는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시보광고를 6개나 따로 만들어 방영했을 정도. 또 대부분의 업체가 시보광고를 할 때는 기존 광고의 일부를 잘라내던 초기 단계에서 진일보했다.

여기다 작년부터는 정시가 아닌 때에도 시간을 알려주면서 광고로 활용하는 ‘탄력 시보광고’도 선보였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MBC는 주중 5개와 주말 7개를, KBS는 주중 4개와 주말 2개, SBS는 주중과 주말에 각각 5개씩의 시보광고를 내보낸다. 이 가운데 탄력시보광고가 절반을 차지한다.

시보광고의 최대 장점은 특정 시청자를 집중 공략할 수 있고 신뢰성도 높다는 것. 9시 뉴스 직전의 시보를 이용해 광고를 한다면 어느 광고보다 동일한 시청자에게 꾸준히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 여기다 시간을 알려준다는 사실적 성격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허위 또는 과장됐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줄일 수 있다.

제일기획 광고팀 민우암 차장은 “광고 효과는 특정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직전과 직후에 가장 크다”며 “광고비가 결코 싸지 않지만 광고주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