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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흡연사진 게재않기로…모방흡연 막아야

입력 | 2003-05-04 18:55:00


동아일보가 5일부터 지면에 흡연 사진을 게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청소년의 ‘모방 흡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흡연의 해악을 수치로 보면 담배가 얼마나 해로우며 우리 아이들에게서 멀리 떼어 놓아야 할 ‘독극물’인지 명확해진다.

담배 한 개비에는 1991년 ‘낙동강 페놀 무단 방류사건’ 당시의 낙동강 물 10L에 들어 있었던 양의 페놀이 들어 있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우는 것은 페놀에 오염된 낙동강물 50컵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과 같은 것이다.

담배에는 독약으로 쓰이는 비소를 비롯해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벤젠, 크로미움 청산가리 등 69종의 발암성 물질과 4000여종의 화학물질이 있다.

이들 물질의 작용으로 흡연자는 암 심장병 당뇨병 등 무려 5000여가지의 질병에 노출되는 것이다. 폐암 구강암 설암 식도암 기관지암의 경우 90%가 흡연 때문에 생긴다. 또 담배를 피우면 자궁경부암 췌장암 방광암 신장암 위암 혈액암 등의 발병률이 1.5∼3배 높아진다.

심장병 뇌중풍 등 심장혈관질환으로 인해 숨질 경우 사망 원인의 20%가 흡연 때문이다.

또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마다 5분씩 수명이 단축되며 하루 한 갑씩 1년을 피우면 한 달의 수명이 줄어든다.

한해 한국에서 담배로 인해 17만∼20만명이 숨진다. 이는 95년 일어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502명 사망)가 열흘에 한 번씩 일어날 때의 사망자 수와 비슷하다.

흡연자는 폐암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15∼64배나 높고 후두암에 걸릴 위험은 6∼16배 높다.

설령 생명에 영향을 끼치지 않더라도 흡연은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흡연은 30, 40대 남성의 발기부전을 2배 증가시키며 해소, 천식,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의 원인이 된다.

특히 10대부터 담배를 피울 경우 2명 중 1명은 담배와 관련한 질환으로 숨지고 20대부터 흡연하면 3명 중 1명이 이 때문에 숨진다.

국립암센터 박재갑(朴在甲) 원장은 “미국에서는 97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담배를 마약으로 규정하고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면서 “한국도 언론뿐 아니라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교육자, 의사,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이 금연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담배 한 개비는… ▼

▽페놀에 오염된 낙동강물 10L에 해당하는 페놀 함유

▽A급 발암물질 20여종 함유

▽발암물질 69종 함유

▽화학물질 4000여종 함유

▽5분씩 수명 단축

▽아편과 비슷하고 대마초보다 강한 중독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