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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한방이야기]최고의 해독제 ‘雨前茶’

입력 | 2003-04-20 17:47:00


양력으로 4월말에는 곡우(穀雨)라는 절기가 있다. 농사철로 볼 때 이 무렵이 씨를 뿌리고 모를 키우기 가장 좋은 시기이지만 만약 가뭄이 들면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때 내리는 비는 단순한 물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주는 곡식과 같다고 해서 곡우라고 불렀다. 곡우에 비가 오면 그해에는 반드시 풍년이 든다는 속설도 있다.

또 곡우를 전후해서 채취한 차 잎을 우전차(雨前茶)라고 하며 최고의 차로 친다. 의방유취(醫方類聚)에서도 “머리를 맑게 하고 음식의 독을 해독하는 최고의 명약”이라고 했을 정도이다.

옛날에 구운 오리 고기를 매우 좋아하던 선비가 있었다. 어느 날 의사가 선비를 진맥해보니 고기를 많이 먹은 탓에 뱃속에 열이 가득해 조만간 종양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육식을 끊지 않으면 종양으로 곧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를 하였지만 선비는 계속해서 오리고기를 즐겨 먹었다.

얼마 후 의사는 종양으로 죽었어야 할 그 선비를 우연히 다시 만났다. 진맥을 해봤더니 매우 건강했다. 선비는 오리고기를 먹은 후 반드시 우전차 한 잔을 마셨다고 했다. 고기를 먹은 후 텁텁한 입을 달래기 위해 차를 마셨지만 차가 고기의 독을 해독한 탓에 질병이 생기지 않았던 것이다.

김주영 약촌부부한의원 원장·우리한약재되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 magic339@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