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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멋]“음료수도 패션상품” 이색 용기로 승부

입력 | 2003-04-14 16:27:00

슈퍼 팬돌이. 써니텐


‘눈으로 보고, 손으로 잡아, 입으로 마신다’

음료수를 마시는 3단계다. 이 가운데 앞선 2단계를 선점하기 위한 음료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눈으로, 손으로 먼저 유혹해야하기 때문.

요즘은 이른바 이성보다 감각이 앞서는 ‘감성(感性)시대’다. 특히 음료의 주요 소비자인 10∼20대는 멋을 즐기면서, 맛을 느끼는 세대들이다. 특히 콜라, 주스 같은 음료수들은 영양보충을 위한 건강상품이 아니라 상쾌함을 위해, 더욱 더 즐겁기 위해 마시는 패션상품에 가깝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음료 해태음료 코카콜라 등 주요 업체들은 눈길을 끄는 이색디자인 용기들을 최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롯데칠성은 한국의 미(美)를 살린 ‘고려청자’ 모양을 본뜬 페트병을 최근 선보였다. 홍차인 ‘실론티’에 맞춘 용기 디자인이다. 청자모양은 가운데가 오목해 손으로 잡기에도 그만이다.

롯데칠성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이 용기디자인을 앞으로 녹차제품이나 오렌지 제품들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말 제주도 돌하르방 모양을 본뜬 캔 제품 ‘돌하르방 제주감귤’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돌하르방 디자인만으로도 수입산 오렌지가 아니라 제주도 국산감귤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코카콜라는 이미 1915년에 섹시한 여성의 나체를 연상시키는 콜라 병 모양으로 용기 디자인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회사. 한국코카콜라는 붉은 바탕에 검정으로 마구 휘갈긴 낙서(일명 그래피티) 디자인을 한 ‘체리 코크’를 내놓았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10대를 겨냥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 올록볼록한 점을 넣어 손에 잡는 감촉이 ‘재미있도록’ 만든 ‘환타 스플래쉬’도 최근 선보인 새로운 디자인 제품이다.

해태음료는 최근 용기 전체를 과일나무 모양으로 디자인한 ‘슈퍼 팬돌이’를 선보였다. 이전 제품에 비해 과즙이 더 들어갔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과일 이미지를 강조했다.

장수상품 ‘써니텐’의 모양도 바꾸었다. ‘흔들어주세요’라는 컨셉트에 맞게 용기전체를 S자로 만들어 리듬감을 추가했다.

용기 디자인 개발이 치열한 이유에 대해 롯데칠성의 박헌영 디자인팀장은 “디자인의 좋고 나쁨이 음료매출 전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지 정확히 계산할 수는 없지만 갈수록 영향력이 높아지는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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