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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돌아온 나경민 ‘옛실력 그대로’

입력 | 2003-04-09 17:37:00


“다시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목표가 뭐겠어요. 당연히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이죠.”

9일 2003눈높이코리아오픈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열린 인천도원시립체육관. 오랜만에 코트에 선 나경민(28·대교눈높이·사진)의 표정은 밝았다.

김동문(삼성전기)과 조를 이뤄 혼합복식에 출전한 나경민은 이날 2회전에서 만난 영국의 로버트 블레어-나탈리 문트조에게 특유의 소나기 드라이브를 퍼부우며 2-0의 완승을 이끌었다. 시원시원하고 매서운 플레이는 전성기 모습 그대로.

나경민이 태극마크를 단 게 16살 때인 92년이니 올해로 12년째. 오랜 태릉선수촌 생활에 지칠 만도 한 세월이었다. 또 엉치뼈 골절에다 탈장에, 엄지발톱까지 썩어 들어가는 등 이어지는 부상은 나경민의 심신을 힘들게 만들었다.

탈장 증세로 보호대를 착용한 채 출전했던 2000시드니올림픽 8강에서 중국의 장준-가오링조에 졌을 때가 나경민에겐 최대의 위기였다. 올림픽 직후 2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던 나경민은 지난해 부산아시아경기에서 2관왕(여자복식과 혼합복식)에 오르자 미뤄 오던 은퇴 결심을 굳혔다.

나경민은 아시아경기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표팀 은퇴 결심을 밝히고 선수촌을 떠났었다. 협회는 발칵 뒤집혔고 설득에 나섰지만 나경민의 결심은 요지부동이었다. 협회는 그러나 나경민이 언젠가는 돌아올 것으로 믿고 태릉선수촌내 방도 치우지 않은 채 기다렸다.

나경민이 다시 마음을 고쳐 먹는데는 3개월이 걸렸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올 2월 대표팀에 합류한 나경민은 훈련부족으로 전영오픈과 스위스오픈을 건너 뛰었다.

지난주 열린 일본오픈에서 아시아경기이후 6개월만에 코트에 선 나경민의 1차 목표는 다음달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그 전초전 격인 코리아오픈은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것이 나경민의 각오다.

한편 남자단식 우승후보인 이현일(김천시청)은 이날 2회전(32강전)에서 강형기(경희대)를 2-0으로 제압하고 16강전에 진출했고 혼합복식의 유용성-이경원(이상 삼성전기)조도 인도네시아의 앙군-에니 위디오와티조에 2-0으로 승리했다.

인천=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