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산차는 이 모양이야!”
고장이 난 자신의 차를 이렇게 불평하며 수입차에 대해 환상을 가진 사람들을 자주 접하곤 한다.
이같은 푸념은 생활하기에도 빠듯한 월급을 가져다주면서 미모의 연예인과 아내를 비교해 ‘왜 우리 마누라는 이 모양이야’라고 불평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내가 연예인들처럼 멋진 스타일을 유지하려면 매달 수백만원어치의 옷과 화장품이 필요하며 매일 피부 마시지를 받고 헬스클럽과 수영장에도 다녀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남편들은 아내가 수십만원짜리 명품 화장품을 사면 눈을 흘길 것은 뻔하다.
수입차도 기계덩어리이기는 국산차와 마찬가지여서 연예인처럼 관리를 안 해주면 얼마 안가 몸매가 망가진다.
차는 구매하는 순간부터 노화되기 시작해 계속 관리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튼튼한 차라도 고장이 나기 마련인 것이다.
그런데도 상당수 운전자들은 수입차가 고장이 거의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 발 더 나아가 ‘10년 이상 고장 없이 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국산차보다 더 경제적’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그러나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차업체의 서비스센터에는 크고 작은 고장이 나거나 2∼3년 만에 부품을 교체하는 고급 수입차들이 수없이 줄 서 있다.
고가의 수입차가 품질이 앞서는 것은 경제논리만 놓고 봐도 당연한 이치이다. 하지만 국산차의 내구성도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에 올랐고, 10년 가까이 탈 없이 버티는 국산차들도 굉장히 많다.
수입차들이 별다른 고장이 없이 깨끗한 모습으로 굴러다니는 것은 내구성이 월등히 좋기 때문이 아니라 연예인과 같은 유지관리 덕분이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수입차 구입자들이 조심스럽게 운전을 하는 데다 많은 수리비가 들더라도 사소한 고장까지 금방 고쳐버린다.
반면 국산차 소유자들은 어떨까. 각종 소모품의 교환주기를 지키지 않거나 작은 고장을 무시하고 대충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차는 운행하는 동안 마모와 노후화가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엔진오일이나 타이어 점화플러그 등 일반적인 소모품 외에도 차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은 교환, 보충, 조정작업이 필요하다. 이것을 게을리 하면 어떤 차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현가장치(서스펜션)와 동력전달 부품, 각종 고무류, 전기배선까지 때가 되면 교환해야 할 부품은 많지만, 차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없으면 이를 지나치게 된다.
운전자는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자동차의 메커니즘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 차가 말썽을 부릴 때 짜증을 낼 것이 아니라 반대로 관심을 갖고 공부해보는 것은 어떨까?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