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간 백악관 출입기자로 명성을 떨쳐온 헬렌 토머스(82·여)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사상 최악의 미국 대통령’으로 꼽았다.
캘리포니아 지역 일간 데일리 브리즈지에 따르면 최근 한 언론인 시상식 행사장에서 토머스 기자는 “부시 대통령은 오로지 공포의 파도를 타고 일어선 사람”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런 평가를 내놓았다. 반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미국인이 더 높은 곳을 보도록 만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8명의 역대 미 대통령을 옆에서 지켜본 그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두 갈래 길에서 항상 그른 길을 택하는 인물’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자기 파괴적인 인물’로 혹평한 반면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은 ‘치유자’,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선의(善意)를 지닌 사람’으로 평가했다.
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혁명’을 일으킨 인물이라고 평했으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신화를 손상시킨’ 행동들과 함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워싱턴의 기자들이 요즘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언행을 아무런 의구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으며 의회 또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납작 엎드려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칼럼과 각종 강연 등을 통해 부시 행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9일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는 “이라크의 정권교체는 국가의 주권 문제 아닌가. 무고한 이라크 국민이 왜 희생돼야 하는가”라고 주장하는 등 대(對)이라크전의 정당성 여부를 놓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과 신랄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토머스 기자는 켄터키주 출신으로 1943년부터 UPI통신, 허스트 뉴스그룹 등에서 일해 왔으며 최근 백악관을 떠난 후에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