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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몇장 다시 찍을까요?" 카드 위조사고로 제작업체 기대감

입력 | 2003-01-23 18:29:00


농협과 우리은행 등에서 현금카드 위조 사고가 터지자 남몰래 웃음을 짓는 기업들이 있다. 바로 현금카드와 신용카드를 만드는 회사들.

금융권이 이번에 사고가 난 마그네틱 카드를 위·변조가 어려운 IC카드로 교체할 경우 새로 형성되는 IC카드 시장 규모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IC카드 도입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사고가 난 마그네틱 카드를 교체하는 시장도 적지 않을 전망.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카드 만드는 회사들의 실적이 생각만큼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즐거운 기업들〓이번 사고를 가장 반기는 곳은 케이비씨 에이엠에스 KDN스마텍 등 카드를 직접 만드는 기업과 케이비티테크놀로지 하이스마텍 등 카드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들.

금융권이 보안 강화를 위해 현재의 마그네틱 카드보다 위조가 어려운 IC카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희소식이다.

현금카드나 신용카드를 IC카드로 교체하는 작업은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카드뿐 아니라 현금지급기(ATM) 등 단말기도 모두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IC카드 도입이 본격화하면 시장은 무궁무진하게 커지는 셈.

IC카드 관련 업체구분기업특징카드 만드는 회사케이비씨마그네틱 카드와 IC카드 및 장비 제조업체에이엠에스버스나 지하철용 비접촉식 카드(RF카드)와 IC카드 전문 제조업체KDN스마텍국내 선두권 스마트카드 생산업체. 주력 제품은 교통카드 기능을 갖고 있는 IC카드와 RF카드소프트웨어 및솔루션 회사케이비티테크놀로지스마트카드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전국 버스교통카드 시스템 시장을 대부분 석권하이스마텍스마트카드 및 발급시스템 업체. 지난해 11월 코스닥 등록

▽몇 가지 문제들〓문제는 카드 교체가 워낙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는 점. 마그네틱 카드는 장당 발급 비용이 200원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IC카드는 장당 최소 4000원에서 1만원까지 발급 비용이 든다. 게다가 카드를 읽는 단말기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물론 ‘IC카드를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장기적인 성장은 몰라도 이번 사고로 관련 기업들이 단기적인 혜택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더 유망〓케이비씨 에이엠에스 KDN스마텍 등은 카드에 IC칩을 붙이는 일을 한다. 이 작업은 아주 어려운 기술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시장이 커질수록 경쟁업체가 양산될 가능성이 있어 마냥 좋아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케이비티테크놀로지나 하이스마텍 등 IC칩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는 장기적인 전망이 밝은 편. 비교적 높은 기술이 필요한 분야여서 나름대로 진입장벽이 만들어져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오재원 애널리스트는 “실제 이번 사고가 카드 만드는 회사에 당장 큰 이익을 줄지는 불투명하다”면서 “대신 솔루션 제공업체의 실적이 장기적으로 좋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