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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수익보장형 임대주택

입력 | 2002-11-05 19:12:00



‘1억원을 투자하면 해마다 3500만원을 돌려드립니다.’

수익률 35%라면 시중 예금금리의 9배 수준이다. 실현 가능성부터 따지게 된다. 하지만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신영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지은 아파트에서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수익보장형 임대주택’이다.

이는 분양 계약자가 관리운영회사에 임대와 운영을 맡기는 대신 수익금을 나누는 ‘분양 후 위탁방식’으로 운영된다. 운영회사는 임차인을 직접 물색해 세를 놓고 시설관리 및 입주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수익보장형 임대주택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는 신영, 코업레지던스, 휴먼터치 등이다. 이들이 이미 분양한 상품만도 10여개에 이른다. 각 업체가 내세운 수익률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8∼15%선. 9월 입주한 서초구 양재동의 신영체르니 아파트는 투자액 대비 최고 35%를 보장한다.

▽‘수익률 35%’의 실험〓신영체르니 아파트 16평형을 예로 들어보자. 총 분양가는 1억3098만원. 중도금 60%를 연 8.05%로 대출 받았다면 입주 때까지 계약자가 내는 돈은 계약금(1960만원), 잔금(3298만원), 연간 중도금 대출이자(394만5000원)를 합쳐 총 5652만5000원. 입주와 동시에 임대 보증금 1000만원을 받으면 실제 투자금액은 4652만5000원.

현재 발생하는 수입은 1년에 1200만원(월세 100만원×12개월). 여기에서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한 대출이자(479만8000원, 연리 6.12%)와 위탁관리비(45만원)를 빼면 연간 순이익은 675만2000원이다. 4652만5000원을 투자해 14.5%에 해당하는 675만2000원을 버는 셈이다.

만약 잔금(분양가의 10%)까지 대출받아 총 분양가의 70%를 은행에서 빌렸다면 1345만5000원을 투자해 473만4000원의 수익을 올려 투자액의 34.9%까지 건질 수 있다.

물론 이 계산에는 은행에서 빌린 원금을 제외했다. 하지만 투자액 대비 수익률을 따져보면 어떤 투자 상품보다도 ‘남는 장사’임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임대산업’〓그렇다면 수익률 35%는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관건은 공실률(空室率)을 낮추는 것이다.

운영회사는 보장 수익률을 맞추려고 끊임없이 임차인을 찾아 세를 놔야 한다. 방법은 분양업체의 노하우와 사업장의 위치 및 성격에 따라 다르다.

신영체르니는 사무실 밀집지역인 강남대로와 테헤란로에 인접해 있다. 강남에서는 보기 드문 13∼23평형의 소형 평형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강남, 서초구에 있는 중개법인 20여개를 엮었다.

신영이 종로구 수송동에 분양한 주상복합 ‘로얄팰리스 스위트’는 투자금액 대비 12.25%의 수익률을 내세웠다. 호텔식 서비스와 아파트의 개념을 합친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로 해마다 늘고 있는 외국인 단기 체류자를 겨냥한다. 특히 고급 주택이 부족한 강북의 외국인 상류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여행사는 물론 미국이나 일본 현지의 여행사와도 손을 잡고 있다.

‘규모의 경제’에서 노하우를 찾는 업체도 있다. 코업레지던스는 내년 1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코업레지던스 입주를 시작으로 서울 역세권 6개 사업장에 총 2000여실의 오피스텔을 운영한다. 호실 안에 들어가는 모든 가구와 시설을 표준화하고 공동 관리해 운영비용을 최소화했다. 또 헬스클럽 레스토랑 세탁실 등을 들여 원스톱 생활이 가능하도록 꾸몄다. 코업은 분양가의 10%를 수익으로 보장할 예정이다.

▽수익률 장기(長期) 보장 가능하나〓업계에서는 수익보장형 임대주택의 전망은 밝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과 시행사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 금융상품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처럼 월세형 임대주택이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것.

신영 최상규 부장은 “부동산 금융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집을 구하려고 목돈을 모을 필요 없이 월급에서 조금씩 갚아나가는 월세가 정착하고 있다”며 “임대주택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갖춘 새로운 투자상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고수익이 보장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임대주택의 경쟁상품인 오피스텔이 과잉 공급되고 있고 금리상승 가능성도 만만치 않기 때문.

실제 내년에 서울 등 수도권에 새로 입주하는 오피스텔은 3만8870실. 2004년에는 이보다 절반 가까이 늘어난 5만8010실이 공급될 예정이다. 2001년 말 현재 수도권에 있는 오피스텔은 4만6000여실이다.

건설산업연구원 최윤기 박사는 “수익보장형 임대주택은 금리 4%라는 저금리와 공급 부족에 기반했다”며 “임대용 소형주택이 늘면 언제까지 10%가 넘는 ‘고수익’이 보장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