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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민주당 '4억달러 대북지원설' 공방

입력 | 2002-09-26 19:02:00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현대상선의 ‘4억달러 대북지원설’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양당 대표는 이날 동시에 기자회견을 갖고 상대당을 격렬히 비난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호기를 잡은 듯, 총공세에 나섰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그룹이 북한에 비밀리에 4억달러를 전달한 사실을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 총재가 확인했다”며 “이로써 남북정상회담은 김대중(金大中) 정권이 돈을 주고 산 것임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도 “이번 사건은 반민족적 이적행위인 만큼 당시 임동원(林東源) 국가정보원장과 한광옥(韓光玉) 대통령비서실장, 이기호(李起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뿐아니라 종국적으로 김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가세했다.

한나라당은 27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키로 하고 당 차원의 진상규명을 위해 ‘대북 지원 은폐·축소 진상조사 소위’를 구성키로 했다. 한나라당의 전면공세에는 이번 사건이 현 정부의 최대 치적인 남북정상회담에 타격을 가해 정권을 무력화시키고,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견제할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호재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오전 통일부와 현대 등 관련기관에 대한 사실확인 결과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의 폭로를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결론내리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격한 어조로 “이것(한나라당의 폭로) 한가지만 봐도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정권을 잡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한 대표는 “폭로 거짓말 조작하는 정치행태로는 경제발전도 국민의식도 높아질 수 없다”며 “누가 (정몽준 의원) 뜨니까 이런 방식으로 나오는 데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한나라당의 폭로를 ‘정몽준 견제용’으로 몰아붙였다.

이어 한 대표와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차제에 대출금의 사용처를 낱낱이 밝혀내 한나라당의 계속된 거짓폭로의 전말을 드러내야 한다”고 강경론을 폈다.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기자jyw11@donga.com